‘아, 좀! 가만히 알아서 서 있는 백팩 어디 없나?’
기자가 신입이었던 시절 여기저기 돌아다닐 일이 많았다.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광화문 한복판 등 의자에 앉을 수 없는 곳들이 태반이었다.
무거운 가방은 그때마다 짐이었다. 하지만 쉽사리 내려놓지 못했다. 비가 온 날은 백팩이 젖어 안의 내용물(노트북, 배터리, 수첩 등)들이 망가질까 봐 그랬고 그렇지 않은 날은 흐물거리는 재질 탓에 세워도 금세 픽하니 쓰러지는 백팩을 누군가 밟고 지나갈까 봐 그랬다.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바로 사서 사용하고 싶은 백팩이 출시됐다. 스스로 서 있는 백팩, 그러면서도 가볍고고급스러워 ‘전투용’으로는 보이지 않는 백팩. 바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몰스킨’이 최근 론칭한 ‘백팩 컬렉션’이다.
백팩 컬렉션은 클래식 노트로 유명한 몰스킨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직사각형 디자인에 다양한 컬러와 소재를 적용해 총 9가지 제품으로 출시됐다.
기자가 사용한 것은 ‘테크니컬 위브’ 라인에 ‘스톰 블루’ 색상이었다. 방탄복과 동일한 소재로 오래 써도 헤지지 않을 것 같아 든든했다. 또 질감이 살아있는 광이 나 고급스럽게 느껴졌다.
가장 감탄했던 것은 아랫쪽에 바닥 보호를 위해 덧댄 딱딱한 소재의 밑창이었다. 가방 전체의 모양을 깔끔한 직사각형으로 잡아주고 가방이 안정적으로 서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고급스러운 마감 덕에 플라스틱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50cm 떨어져 보면 광택 있는 가죽 소재를 덧댄 것 같은 착시를 일으켰다.
바닥을 보호하기 위해 천 소재나 가죽을 덧대지 않은 것에서 ‘아예 바닥 부분은 포기하고 자유로워지자’는 디자이너의 배려가 느껴졌다. 꼭 기자 뿐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가방의 무게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고 싶은 ‘자유로운 영혼’들, 특히 여행자들이 선호할만한 기능이라고 생각했다.
내부는 그야말로 ‘몰스킨 감성’이 팍팍 느껴졌다. 옅은 회색 바탕에 진한 회색 물방울 무늬로 꾸며져 딱딱한 외부 디자인과는 다른 ‘반전 매력’을 풍겼다. 여기에 필기구를 정리할 수 있는 수납칸과 다이어리를 넣을 수 있는 칸이 따로 마련돼 있었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몰스킨 다이어리와 펜을 같이 껴두니 그 깔끔함에 기분이 좋아졌다.
하루 종일 메고 난 뒤 착용감도 만족스러웠다. ‘뚜벅이’인 탓에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면 출퇴근 시간 내내 서 있어야 하는 상황이 많은데 가방 자체가 가벼워 어깨에 부담을 주지는 않았다. 등도 메쉬 소재가 덧대져 있어 등도 편안했다.
이번 백팩 콜렉션을 체험하고 난 뒤 몰스킨 브랜드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을 실용적이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담아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가지 라인에 총 9종으로 출시한 것도 다양한 소비자들을 배려했다는 증거다 가벼운 느낌을 주고 싶은 소비자들은 자연 친화 소재의 ‘캔버스’ 라인, 가벼우면서도 방수 기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낙하산 소재의 ‘립스톱 나일론’ 라인을 선택하면 된다. 각 라인 별로 3가지 색상이 출시됐는데 서로 겹치지 않아 고르는 재미까지 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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