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인 한국남부발전이 사업 규모가 1조1,880억원(10억7,000만달러)에 달하는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사업에 최대 주주로 참여한다. 발전 5사(남부·남동·동서·중부·서부) 중 미국 발전 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다. 미국의 ‘셰일 혁명’으로 현지에서 셰일가스가 석탄보다 가격이 더 낮아진 점이 미국 진출을 가능하게 했다.
24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남부발전은 지난 2월 대림에너지, 미국 현지 발전업체인 인덱과 대주단을 구성하고 미국 미시건주 카스(Cass) 카운티 닐스(Niles) 복합발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설비 규모는 원전 1기분에 맞먹는 1,085메가와트(MW)로, 이처럼 대규모 LNG발전 건설·운영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초대형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1조1,88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채권과 선순위 대출 등 금융을 통해 52%를 조달하고, 자기자본 48%를 남부발전(50%)과 대림에너지(30%), 인덱(20%)이 나눠 부담한다. 남부발전이 순수하게 이 사업에 투입하는 자기자본은 2,850억원 수준인 셈이다. 예상 수익률은 오는 이달 말까지 진행 중인 금융사들과의 대출 금리 협상에 따라 확정될 예정이며 현재까지 시장에서는 8~10%의 고수익 프로젝트로 평가받는다. 기획재정부도 이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시켰고, 청와대 역시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발전은 4월 초 금융사들과의 조인식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 프로젝트를 공식화하고 오는 7월 사업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다. 2022년 2월까지 계획대로 준공과 상업운전에 돌입하면 남부발전은 35년간 이 발전소를 운영하게 된다.
국내 발전사가 미국 현지에서 대규모 LNG발전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던 이유는 LNG발전의 연료가 되는 가스 가격이 ‘셰일 혁명’으로 인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남부발전의 한 관계자는 “과거 미국 LNG발전 사업은 비싼 연료가격 때문에 수익성을 내기 힘든 구조였는데 현재는 현지에서 셰일가스 가격이 석탄 가격보다 내려가면서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총 사업비 절반 이상이 금융조달로 이뤄지는 데다 향후 미국의 연료 가격 변동 등 예상치 못한 위험성도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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