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부실의 주범으로 꼽혔던 소난골 드릴십이 발주 6년 만에 인도됐다. 잔금을 받게 된 대우조선은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 인수 실사를 앞두고 회사 내 불확실성을 일부 제거했다는 평가다.
대우조선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 2척 중 1척에 대한 인도 서명식을 경남 거제 본사에서 열고 소유권을 이전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3년 수주한 지 6년 만에 소난골 드릴십은 발주처로 인도됐다. 대우조선은 이번 인도로 한 척에 대한 잔금인 4,600억원을 받아 손익 개선과 대규모 유동성 확보 효과를 보게 됐다.
그동안 소난골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인도대금을 마련하지 못해 드릴십 인도를 계속 거부해왔다. 2013년 총 12억4,000만달러 규모로 드릴십 두 척을 발주하고 2016년 가져가기로 했지만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졌고 대우조선은 1조원이 넘는 잔금을 받지 못해 대규모 손실을 떠안았다.
국제유가가 회복된 지난해 12월 총 10억6,000만달러(선수금 2억5,000만달러 포함)에 드릴십 2척을 각각 올 1월 말과 3월 말 인도하기로 새 계약을 맺었지만 소난골이 다시 인도기일을 한 달 이상 미루면서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번에 인도한 드릴십은 명명식과 출항준비를 마치면 거제 옥포조선소를 떠날 예정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1호선이 성공적으로 인도된 만큼 2호선도 차질 없이 인도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장기 미인도 해양프로젝트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을 맺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실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예정된 일이긴 했지만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만큼 실사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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