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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D램값 두자릿수 하락] 반도체 경기 하반기 회복도 장담 못할 판

예상외 큰 폭으로 하락에 당혹

WSTS "올 14.2% 수요 줄듯"

1월 반도체 수출 22.2% 감소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초 들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데다 선행 지수인 현물 거래 가격 회복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들도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전망치를 내리고 있다.

2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2월 D램 현물 평균 가격은 개당 5.83달러(DDR4 8Gb 기준)를 기록해 전달 대비 3.8% 하락했다. 낸드 플래시 2월 현물 가격도 개당 4.99달러(128Gb MLC 기준)로 3.8% 떨어졌다. 현물 가격은 고정거래가격의 선행 지수로 통하며, 통상적으로 고정거래가격 보다 3~6개월 정도 먼저 움직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현물 거래 가격 회복이 좀처럼 반등되지 않자 반도체 업계에서는 반도체 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회사들이 하반기에는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현물 거래 가격 추이를 보면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의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는 지난 20일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를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WSTS는 매년 5월과 11월 두 차례 반도체 시장 전망을 발표하는 데 이번처럼 반도체 시장 전망을 낮춰 잡는 것은 이례적이다. WSTS에 따르면 올해 전체 반도체 시장은 4,545억 4,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큰 폭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79억 7,900만달러에서 올해 1,355억 5,700만달러로 14.2% 감소할 전망이다. WSTS는 작년 11월까지만 하더라도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2.6% 성장하고, 메모리 반도체는 0.3%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과 3개월 만에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그만큼 반도체 경기 하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도 이 같은 반도체 경기 급하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역분쟁으로 인해 전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최대 반도체 시장이 중국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무역분쟁 협상 시한이 연장되는 등 미중 갈등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 시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반도체와 휴대폰, 컴퓨터 등이 포함된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금액지수는 18.9% 떨어져 2009년 3월(-23.3%) 이후 가장 큰 폭 하락했다. 특히 D램, 낸드플래시, 시스템 메모리 등이 포함된 집적회로의 수출금액은 22.2% 하락, 2009년 6월(-23.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전기 및 전자기기 물량지수(-8.7%) 역시 2009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집적회로 수출물량은 1.9% 감소해 2015년 12월(-0.9%) 이후 3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감소 폭은 2013년 11월(-10.6%) 이후 최대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1월 반도체 수출물량이 늘어난 것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다”며 “올해 1월 반도체 수출물량 감소는 이례적이었을 뿐 감소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최근 큰 폭의 가격 하락이 예상보다 크지만 하반기 회복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1·4분기에는 비수기가 애초부터 상반기까지는 업황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 만큼 이를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봤는데 1·4분기 보다는 2·4분기에 가격이 안정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월별로 집계해보면 생각보다 판매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역으로 보면 초호황 국면 이후 하락세”라며 “그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 없이 오르기만 했는데 가격이 정상화되는 구간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반도체 업계에서는 구글·마이크로스프트·아마존·애플 등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업체들이 계속해서 반도체 구매를 미룰 수만은 없는 만큼 조만간 반도체 업황 회복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구글은 최근 클라우드 사업 확대를 위해 올해 130억달러를 데이터센터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고병기·임진혁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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