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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드는 제조업...기업 엑소더스에 국내공급 첫 뒷걸음

작년 제품 공급규모 0.1% 줄어

금속가공 -6.6%로 감소폭 최대

"경제 버팀목 제조업 위기 심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 타격" 지적

지난해 국내 시장에 출하된 제조업 제품 규모가 사상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 성장세가 꺾이고 대중(對中) 수출도 급격하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해외 엑소더스, 내수 시장 위축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우리 경제 버팀목인 제조업의 위기는 국내 투자 감소와 고용 감소로 이어지면서 경기 악순환의 고리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연간 제조업 국내 공급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국내 공급은 전년 대비 0.1% 감소했다. 수입(2.6%) 제품 공급은 늘었지만 국산(-1.0%) 제품 공급이 줄어든 결과다. 제조업 국내 공급이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제조업 국내 공급은 내수시장에 출하된 국산·수입 제조업 생산품의 공급 금액을 지수화한 수치다. 제조업 국내 공급이 줄었다는 것은 해당 산업의 내수시장이 그만큼 얼어붙는 데다 국산제품의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체 제조업 국내 공급이 줄어든 것은 감소 폭이 각각 사상 최대를 기록한 기계장비(-5.7%)와 금속가공(-6.6%)업종 때문이다. 기계장비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주력 산업 제조라인에 주로 들어간다. 금속가공 제품은 금속 골조 등의 형태로 건설 현장에 투입된다. 기계장비의 경우 국산(-4.3%)과 수입(-8.7%) 모두 크게 줄었다. 금속가공 역시 국산이 6.9%, 수입이 3.6% 감소했다. 기계장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지난 2017년 라인 증설에 나선 데 따른 기저효과로 감소 폭이 커 보이는 측면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반도체 경기 하강 사이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4·4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기계장비는 1년 전보다 8.7%나 줄었다. 금속가공은 부동산 규제 여파에 따른 건설경기 위축이 공급 감소의 주된 요인이다.

전자제품 국내 공급은 1년 전보다 1.6% 늘긴 했지만 직전 2017년 4.4% 늘었던 것에 비하면 증가 폭이 크게 둔화했다. 전기장비도 증가율이 6.1%에서 0.2%로 대폭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기계장비와 금속가공 공급이 크게 줄면서 전체적인 국내 공급이 1년 전보다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공급 중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들여온 비중을 뜻하는 수입점유비는 25.7%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산 제품 비중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제조업 뿌리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제조업 내수시장이 얼어붙는 것은 기업들이 경기 전망 자체를 어둡게 보면서 투자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제조업 업황 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5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 4월 이후 10여년 만에 가장 낮았다. 주력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는 지방으로 갈수록 제조업체들의 경기 전망은 더 어둡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위축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 소비 진작, 투자 확대라는 경기 선순환 구조를 깨뜨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조업 후퇴는 기본적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타격을 주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국내 생산 제품의 공급은 줄어든 반면 수입이 늘었다는 점은 국내 사업장이 문을 닫았거나 해외로 떠났다는 걸 의미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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