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는 설 명절을 보내고 이날부터 생산을 시작하고 있다. 명절에 앞서 프랑스 르노그룹의 로스 모저스 제조총괄 부회장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파업이 계속되면 로그 후속 차량에 대한 논의가 힘들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협상을 계속해봐야 진전이 없어 전면 파업으로 가기 위한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르노삼성 노조는 다음 주에도 1~2일간 부분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면 파업으로 상황이 악화될 경우 올해 9월까지 생산되는 닛산 로그의 후속 물량을 받지 못해 지난해 가동률 저하로 군산공장이 문을 닫은 한국GM의 전철을 밟을 우려도 나온다.
닛산 로그는 수출 전용 차량으로 지난해 르노삼성이 생산한 21만5,809대 가운데 10만7,262대로 절반에 달한다. 적자에 허덕이던 르노삼성은 지난 2014년 닛산 로그를 생산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 2015~2017년간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치며 그룹 내 대표적인 모범사업장으로 꼽혔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해 기본급을 10만667원 올리고 특별격려금 300만원을 지급하는 요구를 밀어붙이며 협상이 평행선을 걷는 중이다. 노조는 본사가 최근 3년간 6,70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챙겨간 것을 지적하며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기사
문제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인건비가 같은 닛산 로그를 만드는 일본 공장보다 20%, 프랑스 본사보다 높다는 것이다. 본사에서는 임금이 오르면 원가도 올라 다른 공장으로 물량을 돌릴 수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노조는 (임금이 높은) 현대차와 임금을 비교하지만 본사는 다른 해외공장과 비교해서 생산성과 원가가 최적의 조건인 곳에 물량을 보낸다”며 “임단협 협상이 안 되면 원가에 포함되는 인건비를 산정할 수 없어 후속 물량 논의에서 아예 배제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