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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궁' 통큰쇼핑 덕에…면세점 최대 매출

롯데면세점 작년 국내매출 7조원

사상 최대…전년보다 25% 뛰어

신라 해외매출, 업계 첫 1조 돌파

다이궁 상대 송객수수료도 최대

'남는것 없다' 수익성 우려는 계속





국내 면세업계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조치 여파로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발길을 끊었음에도 연거푸 사상 최고 실적을 예고했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서울 명동본점과 월드타워점 매출이 각각 4조원과 1조원을 넘겨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인 보따리상을 유치해 외형은 불렸지만 이 과정에서 면세점이 지불하는 송객수수료가 상당 부분을 차지함에 따라 남는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외국인 개별 관광객이 늘어나지 않으면 이 같은 추세는 면세점업계에 향후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롯데 첫 7조, 신라 해외 첫 1조 돌파=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 총 매출은 약 19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국내 1위인 롯데면세점은 이날 지난해 국내에서 7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25%나 상승했다. 명동본점의 연 매출은 단일매장 매출로는 세계 1위다. 명동본점의 경우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논란으로 잠시 주춤했다가 지난해 전년도인 2016년보다 35%가량 오르며 하루 평균 110억원을 넘겼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2011년 1조원으로 올라선 데 이어 2015년 2조원, 2016년 3조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후 불과 2년 만에 4조원 고지를 넘어서게 됐다. 월드타워점도 강남권 면세점의 경쟁 속에서도 작년 12월23일 기준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넘겼다고 롯데면세점 측은 덧붙였다.

유커가 끊기고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에서 점포를 철수했는데도 이 같은 실적이 나와 고무적인 분위기다.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예상했다. 이부진 사장이 2010년 말 경영을 맡은 지 8년 만이다. 호텔신라의 실적에서 면세점의 비중은 90%에 달한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호텔신라의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4조6,000억원, 2,000억원 선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영업이익은 전년 731억원의 2배가 넘는다. 신라면세점의 해외 매출도 업계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송객 수수료도 최대…수익은 글쎄=최대 실적 배경에는 중국인 보따리상 ‘다이궁(代工·구매대행)’ 이 자리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커의 방문이 사드 보복조치 여파로 사라졌지만 한국 상품을 면세점에서 쇼핑하려는 수요는 살아 있다 보니 다이궁을 통해 한국산 화장품 등을 구매대행 형태로 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다이궁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면세점 쪽에서 여행사 등에 지급해야 하는 송객수수료다. 면세점 업체들은 유커든 다이궁이든 쇼핑을 위해 데려오는 과정에서 여행사 쪽으로 수수료를 준다. 다만 사드 보복 이후 유커의 발길이 끊긴 뒤 다이궁 상대 송객수수료가 올라갔다는 점이다. 요율은 일반적으로 20%를 밑도는 수준이지만 재작년 한때 40%까지 올라간 적이 있었던 걸로 전해졌다.

신규 면세점 사업자는 점포가 문을 열 때 초반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송객수수료를 일시적으로 높게 지급하기도 한다. 최근 1년여 사이 새롭게 문을 연 점포들은 거의 다 예외가 아니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수위권 사업자도 시장점유율이 다소 줄어들면서 종종 수수료율을 높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감안해 20대 국회에서 관세법, 관광진흥법 등을 통한 송객수수료 규제 법안이 다수 발의됐지만 계류 중이다. 관세청에서 올해 시내면세점의 추가 지정을 예고해 심해지는 경쟁 속에 수수료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는 못 한다.

중국에서 시행되는 ‘신(新)전자상거래법’도 변수다. 법안을 보면, 중국 내에서 사업하려면 다이궁, 웨이상(인터넷·모바일을 이용하는 무역업자)도 의무적으로 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들 다이궁과 웨이상이 활동에 제약을 받는다면 국내 면세업계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만·홍콩 등 범중화권 및 동남아, 일본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야 양호한 실적과 수익성 개선이 수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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