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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토리-人]"직판구축후 미련 없이 떠나겠다"…내년 말 '화려한 은퇴' 선언한 서정진

"소유-경영 분리..아들은 이사회만 참여할 것"

2년간 직판 구축해 제약사 해외진출 발판 마련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로 25개 제품 개발키로

제 3공장은 송도와 해외에 나누어 짓기로

은퇴후 도시어부로 살며 뭘 할 지 생각하겠다





셀트리온(068270) 창업주인 서정진 회장이 오는 2020년 말까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해외 현지에 의약품을 직접 판매하는 체제를 도입하는 한편 관심을 모았던 셀트리온 제3공장은 국내와 해외에 분산 건립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서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셀트리온이 어느덧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했기에 2020년 말까지만 회사에 몸담을 계획”이라며 미련 없이 회사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은퇴 후에는 잠을 좀 자고 도시어부로 살면서 뭘 할지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서 회장은 은퇴 후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따라서 “앞으로 셀트리온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선언이다. 서 회장은 “아들은 최고경영자(CEO)를 시키지 않고 이사회 멤버로만 참여하게 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서 회장 슬하에는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 과장이 있다.

그는 “셀트리온은 2002년 불모지였던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뛰어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더 경쟁력을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성과를 되짚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미래를 이끌 젊은 벤처기업들에 셀트리온의 성공사례가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 회장은 “기업인에게 중요한 것은 나갈 때를 아는 것”이라며 “팔팔할 때 은퇴하겠다는 생각을 평소에도 해왔다”고 이번 선언의 배경을 소개했다.



서 회장은 은퇴까지 남은 2년 동안 글로벌 직판체제 구축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직판체제를 통해 국내 제약사들이 외국으로 나갈 때 발판으로 삼을 네트워크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직판체제는 우리나라 제약사들이 1,400조원의 제약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고속도로를 닦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 같은 선진시장에 의약품을 판매하려면 현지 유통사를 거쳐야 하는데 수수료가 40%에 달한다”며 “셀트리온이 직판체제를 구축하면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일본에서 시범적으로 직판체제를 구축했는데 100명 정도의 인력만 있으면 일본 전체를 담당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또 “제가 직접 네덜란드 주재원이라는 직책으로 몇십개 나라를 돌며 직판체제 구축을 준비해왔고 이제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당초 해외에 짓겠다고 밝힌 36만ℓ 규모의 제3공장은 국내(12만ℓ)와 해외(24만ℓ)로 나눠 건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제1공장(5만ℓ)과 제2공장(9만ℓ)을 합쳐 모두 14만ℓ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확보하고 있으며 5만ℓ 규모로 제1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제1공장 증설과 제3공장 건립이 완료되면 현재 글로벌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6만ℓ를 뛰어넘는 55만ℓ 규모의 생산량이 확보된다. 해외 공장이 들어설 국가로는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3개의 면역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2027년 이후 출시할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또 2030년까지 자가면역질환과 항암 분야의 바이오시밀러 총 25개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하면 2035년까지 글로벌 항체 의약품 시장에서의 ‘먹거리’가 준비된다는 것이다. 그는 합성의약품도 셀트리온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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