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百貨店)’은 백 가지 상품을 갖춘 점포, 모든 걸 다 갖춘 상점이라는 뜻답게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이 같은 백화점이지만 그간 매대에 올라오지 않았던 상품도 있다. 바로 낚시용품이다. 미끼에서부터 낚싯대까지 각양각색의 상품을 다루기에 백화점이라는 공간은 한정적이었다. 민물가나 바닷가로 나가는 ‘낚시족’을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백화점까지 끌어드릴 자신도 없었다.
30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내년 2월 롯데백화점 청량리·대구·광복점에 낚시 전문 매장인 ‘도시어부 스토어’가 문을 연다. 낚시를 콘셉트로 관련 상품을 선보이는 것은 백화점 업계 최초다. 기존 스포츠·아웃도어 매장 2개를 비운 자리에 30여 평 규모로 들어선다.
도시어부 스토어에는 낚시 예능 프로그램 ‘도시어부’에 협찬한 이후 낚시복까지 생산하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 ‘웨스트우드(WESTWOOD)’, 일본 낚시 전문 브랜드 ‘다이와(DAIWA)’등 1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한다. 낚싯대는 기존 가두점과 차별성을 띠기 위해 한정판과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위주로 선보인다. 이외에도 낚시를 콘셉트로 한 텀블러·파우치·열쇠고리 등 아기자기한 잡화도 판매할 계획이다.
본래 낚시용품은 낚시터와 가까운 지방 가두점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판매된다. 기존 백화점이 낚시 관련 용품까지 선보이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다. 롯데백화점은 올 상반기 낚시용품을 온라인에서 먼저 판매하면서 낚시 시장의 성장성을 엿봤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펴낸 낚시문화에 관한 보고서는 2016년 국내 낚시 인구가 767만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성환 롯데백화점 남성스포츠부문 레저팀장은 “세월을 낚는다는 낚시가 남녀노소 즐기는 스포츠 겸 레저활동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여유, 활동적인 스포츠 등 낚시가 가진 감성을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콘셉트 몰로 꾸밀 예정”이라고 말했다.
낚시는 올 한 해를 아우른 키워드였다. 종합광고회사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빅데이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 말까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노출된 실시간 검색 트렌드에 ‘도시어부’가 꼽혔다. 이노션은 이와 같은 트렌드에 따라 실내 낚시터와 낚시 카페도 곳곳에 생겨났다고 분석했다. 해양수산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허가·등록된 낚시터는 877개로 전년대비 13% 증가하기도 했다.
이커머스 업체 쿠팡은 지난 11월 말 낚시 관련 상품을 한 데 모은 ‘낚시 전문관’을 오픈했다. 노령견·묘용품 전문관, 게이밍 PC·게임기 전문관 등 트렌드에 맞춰 하나씩 개설하는 카테고리관에 낚시용품까지 추가한 것. 이곳에선 바다낚시, 민물낚시, 낚싯대, 낚시릴 등 11개 세부 카테고리로 나눠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낚시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기본적인 낚시대, 낚시줄을 넘어 루어낚시, 민물낚시, 바다낚시 등 관련 장비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 옥션에 따르면 올해 들어(1월1일~12월27일) 플라이 낚시용품, 루어 바늘 등 루어낚시 용품 판매량은 3년 전인 2015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민물 받침대, 수초제거기 등 민물낚시 용품과 밑밥통·두레박, 바다 뜰채 등의 바다낚시 용품은 모두 2배 이상 증가했다.
낚시를 즐기는 여성들이 증가한 점도 눈에 띈다. 올해 들어 50대 여성의 바다낚시 용품 구매량은 3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60대 여성의 경우 낚시 찌(177%), 민물낚시 용품(167%), 낚시의류·잡화(113%) 구매량이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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