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인 미국 마이크론이 저조한 실적을 발표하자 국내 반도체주, 특히 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가 휘청였다.
19일 코스피시장에서 하이닉스는 800원(1.31%) 내린 6만300원에 거래를 마치며 6만원선에 턱걸이했다. 장 중 한때 5만9,700원까지 주가가 밀리며 52주 최저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이미 이달 들어 13% 이상 하락할 정도로 부진이 극심한 상태에서 ‘바닥 아래 지하’를 찾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날 소폭(0.51%) 오른 3만9,1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더불어 대표적인 반도체 제조사인 마이크론이 2019년 회계연도 1·4분기(올해 9~11월) 매출액으로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는 79억1,000만달러를 거두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마이크론의 실적으로 반도체주의 발목을 끊임없이 잡고 있는 ‘업황 고점 논란’을 확인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하나금융투자(8만원→7만8,000원), 이베스트투자증권(10만원→9만5,000원), 유안타증권(10만3,000원→8만7,000원) 등 국내 증권사들도 줄줄이 SK하이닉스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지난 17일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한 단계 낮추기도 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사의 메모리 구매 지연과 글로벌 대외 악재까지 겹치며 내년 상반기까지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은 불가피하다”며 “반면 내년 하반기에는 낮아진 메모리 가격이 외려 기회가 돼 수요가 늘어나는 등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4·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아무리 업황 위기라고 하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에 달하는 SK하이닉스의 가격이 매우 낮은 점은 매수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