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17일 “코리안리가 국내 항공보험 재보험 시장에서 해외 재보험사 등 잠재적 경쟁자의 진입을 배제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76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항공보험은 헬기나 소형 항공기에 대해 손보사가 이를 보유한 업체와 맺는 계약이다. 한 번 사고가 나면 보험사가 져야 할 부담이 크기 때문에 손보사는 항공보험을 인수한 후 재보험사와도 계약을 맺는다. 손보사 입장에서는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한 보험을 또 드는 구조다. 국내에서는 코리안리가 88% 시장점유율(최근 5년 기준)을 차지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해외 재보험사와 국내 손보사를 중개하는 보험 중개사에게 불이익을 주는 식으로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방해했다. 국내 진출 가능성이 큰 해외 재보험사들과는 자신이 재재보험 특약을 맺어 국내 손보사들이 자신들을 통해 해외 재보험사와 거래하도록 했다. 국내 손보사들에는 자신들이 정한 요율로 항공보험을 인수하도록 하기도 했다.
신영호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최종 소비자의 희생으로 이윤을 향유한 독점 사업자의 남용 행위를 제재하고 자유로운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코리안리 측은 이번 공정위 결정에 “내년 초 최종 의결서를 받으면 행정소송을 포함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세종=한재영·손구민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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