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두 달 연속으로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10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12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증가세도 완만해지면서 경기가 점진적으로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10월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추석 연휴에 따른 인구 이동 등 일시적 요인을 고려하면 전반적 산업생산의 증가세는 미약하다는 것이다. KDI는 추석 연휴의 이동으로 증가 폭이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8월까지만 해도 KDI는 총평에서 생산 측면의 경기 개선추세가 더욱 둔화하고 있지만, 개선추세 자체는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하지만 9월에는 ‘개선추세’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경기가 빠르게 하락할 위험이 크지 않다고만 언급하며 경기 하락을 시사했다. 마찬가지로 10월에도 개선추세 문구는 총평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후 11월에는 전반적인 경기가 다소 둔화한 상황이라며 경기둔화를 공식화한 바 있다. KDI는 12월에도 경기둔화 진단을 이어가면서 두 달째 경기둔화에 무게를 실었다.
조업일수가 늘어나면서 10월 소매판매와 투자는 지표상으로는 증가 폭이 늘거나 감소 폭이 줄었다. 하지만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소매판매 증가세는 미약하고 소비자심리도 축소하고 있어 민간소비에 대한 부정적 신호가 늘어나고 있다.
투자도 추석 연휴 이동 등 일시적 요인을 고려했을 때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10월 설비투자는 조업일수가 5일 늘며 전월 -19.1%의 감소에서 9.4%의 증가로 전환했다. 다만 9∼10월 평균으로는 기계류가 9.0% 감소하고 운송장비가 1.3% 증가에 머물며 전체 설비투자는 6.3% 축소했다.
KDI는 10월 특수산업용 기계 수주액이 줄어들고, 11월 반도체제조용 장비 수입액과 기계류 수입액도 감소하는 등 설비투자 관련 선행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설비투자의 감소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건설투자는 건설기성이 줄었고, 건설수주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당분간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11월 수출 증가세는 반도체 및 석유화학 등 주요 수출품을 중심으로 다소 완만해졌다. 11월 수출은 전월 22.7%보다 5배 가량 낮은 4.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9∼10월 평균(5.7%)과 비교하더라도 증가 폭이 축소된 모습이다.
고용 부진도 이어졌다. 10월 전체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6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임시 일용직 취업자 감소 폭이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자영업자 감소세는 심화하면서 전체 취업자 수도 소폭 늘었다.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외불확실성이 다소 완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회복세는 약화하고 있으며, 미국의 금리인상, 신흥국의 금융불안, 미중 무역갈등 등 세계 경제에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KDI는 평가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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