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변동성 장세에서 강점을 보이는 등 올해 증권가 최대 히트상품인 양매도 상장지수채권(ETN)을 뒤늦게 출시한 후발주자들이 선두 한국투자증권을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미세하게 앞서지만 상품구조가 회사별로 큰 차이가 없고 수수료도 비슷한 상황이라서 현 시장 구도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출시된 삼성증권의 ‘삼성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530060)’은 23일 기준 상장 이후 0.2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양매도 상품의 원조 격인 한국투자증권의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570019)’의 같은 기간 수익률 0.14%를 소폭 앞서는 것이다. 이외에도 미래에셋대우의 ‘미래에셋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520026)’도 이 기간 0.14% 올라 원조에 뒤지지 않는 수익률을 냈다. 양매도 ETN은 콜옵션과 풋옵션 둘 다 매도하는 옵션 투자전략을 활용한 상품으로 변동성 장세에서 준수한 수익률을 기록해 올해 증권가 최대 인기상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해당 상품의 시장 인기척도인 거래량을 살펴보면 한투증권 ETN의 일방적인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은 다른 양매도 상품이 출시된 7일부터 23일까지 일 평균 40만6,722주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는 수익률이 더 높은 ‘삼성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의 일 평균 거래량 209주를 압도하는 것이다. 다른 후발주자인 ‘미래에셋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은 일 평균 거래량이 3,349주로 그나마 낫지만 상장 첫날에만 2만주가량 거래된 후 1주도 유통되지 않은 날이 더 많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출시된 상품들이 수수료 등 상품구조에 차이가 없어 양매도 ETN 상품의 시장 격차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ETN 수수료 비용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0.8%이고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0.6%로 비슷한 수준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 선점 효과를 깨려면 후발주자들이 수수료를 낮추거나 상품구조를 차별화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며 “그렇지 않으면 현재의 시장 상황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양매도 ETN 상품 시장의 시가총액에서도 한국투자증권 상품들이 전체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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