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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초대석]"스타트업과 거리감 줄이려 판교에 직접 사무실 차렸죠"

■법무법인 세종 정준혁·조중일 변호사

영업비밀 보호·M&A 법적 이슈 등

무료 세미나 열어 스타트업에 자문

첫 고객 '디스이즈...' 해외진출 눈앞

정준혁(왼쪽)·조중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권욱기자




“많은 스타트업들이 대형 로펌에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직접 판교로 나갔습니다.”

정준혁·조중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23일 서울경제신문 시그널과 만나 “판교 사무실 개소는 올해 들어 가장 잘한 일”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 6월 대형 로펌 중 처음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단지인 판교 한복판에 사무실을 냈다. 카카오 판교 본사와의 거리는 250m에 불과하다.

정 변호사는 “IT 산업은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가장 떠오르는 시장”이라며 “대기업들의 신사업 진출로 더욱 활발한 M&A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국내외 기업과 더불어 사모펀드(PEF)의 M&A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M&A 전문 변호사다. 지난해 서울대에서 ‘M&A에서 주주 보호에 관한 연구’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 변호사는 스타트업의 산실인 이스라엘에서 연수를 마치고 올해 초 돌아왔다. 카카오의 로엠(현 카카오엠) M&A 등을 자문했다.

세종은 상대적으로 의사결정이 빠르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IT 기업의 특성을 고려해 젊은 변호사를 판교 사무소에 배치했다. 판교 사무소에 상주하고 있는 조 변호사와 김남훈 변호사는 30대다. IT 기업이 몰려 있는 판교의 자유로운 분위기에 맞춰 보수적인 변호사들의 근무방식도 바뀌고 있다. 메신저를 통해 고객과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의견을 나누며 자문 업무를 진행하는 것은 일상이다. 옷차림새도 자유로워졌다. 조 변호사는 “사무실을 열고 처음 출근할 때는 서울 본사처럼 정장을 입었다”며 “판교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지금은 편한 복장으로 출근한다”고 말했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대형 로펌에 부담을 갖는 건 당연지사. 세종은 법률적 이슈에 낯설어하는 스타트업을 위해 영업비밀 보호와 인사관리, M&A에서 필요한 법적 이슈뿐 아니라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자문료가 비쌀 수 있다는 오해를 줄이기 위해 무료 세미나를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교 사무소의 첫 스타트업 고객인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은 올해 해외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드론 스타트업인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은 산업은행과 기술보증기금 등 주요 기관투자가로부터 올 6월 초기 단체 투자인 ‘시리즈A투자’를 유치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은 유럽과 미국 시장에 필요한 법률 자문을 얻기 위해 세종과 손잡았다. 세종은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비롯한 현지 법과 제품 출시에 필요한 법률적 자문을 제공했다. 조 변호사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M&A 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이스라엘처럼 ‘투자-매각-창업’이 선순환되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M&A라는 확실한 투자 회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윤희·박호현기자 choyh@sedaily.com

※이 기사는 시그널 11월23일 오후1시59분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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