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크레디트스위스는 한진칼 보유 지분 1.11%(65만7,891주)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한진칼 지분은 5.03%에서 3.92%로 감소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한진칼의 지분을 매입하며 경영 참가 목적이 없다는 확인서를 제출해왔다. 최근 2·3개월 동안 수차례에 걸쳐 한번에 수십, 수만 주씩 한진칼의 주식을 매매하기를 반복하며 수익을 쌓아왔다. 이번 매각 역시 차익실현으로 추정된다.
크레디트스위스가 여러 차례에 걸쳐 한진칼의 주식을 매수·매도한 만큼 정확한 차익 규모를 계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금융감독원에 주식의 대량 보유 상황을 보고한 지난 9월18일부터 이번 보고일(11월19일) 사이에만 한진칼 주식은 2만2,500원에서 2만6,500원으로 17.8% 상승했다. 이를 감안하면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번 매도를 통해 최소한 주당 4,000억원, 총 26억3,156만원의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남은 주식도 231만8,694주로 현재 보유 중인 지분 가치는 약 694억원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KCGI의 한진칼 지분 매입 덕분에 뜻하지 않게 득을 보게 됐다. 한진칼은 이달 15일 국내 행동주의 펀드인 KCGI가 경영 참여를 위해 지분 9%를 취득했다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KCGI가 주주친화 정책 강화를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에 배당수익 증가, 주가 상승을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특히 23일부터는 한진칼의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판’ 모범적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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