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면허 국내 1호인 삼부토건(001470)이 우진(105840)과의 분쟁에서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최대주주인 우진인베스트먼트가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벌어진 기존 경영진·노동조합과의 표 대결에서 패하면서 새 경영진을 꾸리는 데 실패했다.
삼부토건은 23일 공시를 통해 임시 주총 개최 결과 이사 선임과 해임 등 경영과 관련된 주요 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임시 주총은 지난 22일 오후9시 개최돼 하루를 넘겨 이날 오전4시께 끝이 났다. 발행주식 수 2,480만3,131주 중에서 1,723만9,500주(69.5%)가 참석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감사 선임 △감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이사(류둥하이) 해임의 건 등 총 7개의 안건이 표결에 부쳐졌다. 핵심은 정관 일부 변경과 이사 선임 및 해임의 건이었다. 앞서 우진 측은 현재 8명인 이사의 수를 10명으로 늘려 이사회에 우진 측 추천 인사 비율을 높이도록 하는 정관 변경의 건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표결 결과 부결됐고 새로 선임되는 이사마저도 2명 모두 삼부토건 이사회가 추천한 인사로 확정됐다. 우진 측 추천 인사 선임 건은 부결됐다. 삼부토건 사측 인사로 알려진 류둥하이 이사 해임도 무산됐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10월 DST로봇을 중심으로 DST컨소시엄에 인수합병(M&A)되면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졸업했다. 하지만 DST컨소시엄이 삼부토건 사내 유보금 1,000억원을 유출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검찰이 수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우진은 올해 5월 우진인베스트먼트를 통해 DST로봇을 M&A하면서 의결권 29%를 행사할 수 있는 삼부토건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삼부토건 노조는 DST로봇이 이름만 바꿔 단 뒤 경영권을 장악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진 측이 이번 임시 주총에서 새 경영진 구성에 실패했지만 삼부토건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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