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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소비지출 가구당 100만원 처음 넘었다

연금·보혐료율 등 급증 영향

22일 나온 통계청의 3·4분기 소득 부문 가계동향조사에서는 세금·연금과 같이 근로자들이 만져보지도 못하고 빠져나가는 비(非)소비지출이 처음으로 가구당 1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머니 사정은 팍팍해지는데 각종 연금·보험료율이 올해 크게 오른 탓으로 풀이된다.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 474만8,000원 가운데 비소비지출은 106만5,000원이다. 전체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368만3,000원이 실제 가구가 처분 가능한 소득인 셈이다. 소득 자체는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지만 비소비지출은 무려 23.3%나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구당 비소비지출 절대액 자체가 100만원을 넘은 것은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비소비지출은 각종 세금과 공적연금·사회보험에 지출하는 소비다.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실제 처분가능소득은 0.3%로 찔끔 상승했다.

저소득층은 비소비지출 증가 체감이 더 크다. 근로소득이 20% 넘게 대폭 감소하는 와중에 비소비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1분위(하위 20%) 가구의 경우 월 평균 소득 131만8,000원 중 30만7,000원이 비소비지출로 빠져버린다. 소득의 4분의1 가까이가 비소비지출로 나가면서 실제로는 101만원만 수중에 들어오는 돈인 셈이다. 처분가능소득으로 따지면 1분위의 소득은 7% 감소가 아닌 10.1%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2분위도 전체 소득은 0.5% 줄어든 반면 비소비지출은 15.8%나 급증하면서 실제 처분가능소득은 4% 감소한 225만7,000원에 그친다. 중산층인 3분위는 414만8,000원 소득 중 86만5,000원이 비소비지출로 나갔다. 전년 대비 16.8%가 늘어난 것이다.

고소득층도 고소득층대로 비소비지출이 크게 늘었다. 4분위는 569만1,000원 중 123만8,000원, 5분위는 973만6,000원 중 232만9,000원이 비소비지출이다. 4분위와 5분위의 비소비지출이 각각 17.4%와 35.3%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이처럼 비소비지출이 늘어난 것은 각종 사회보험료율이 올랐기 때문이다. 공적연금 기여금이 기준소득월액의 8.25%에서 8.5%로 올해 인상됐고 장기요양보험료율은 6.55%에서 7.34%로, 건강보험료율(직장가입자 기준)은 6.12%에서 6.24%로 올랐다. 통계청은 “상용 근로자 수가 늘면서 근로소득세가 늘어난 측면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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