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으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급강하하는 가운데 국내은행들이 올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순이익을 벌어들인 사실이 밝혀졌다.
금융감독원이 14일 공개한 국내은행의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3분기 누적기준으로 보면 지난 2007년 13조1,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는 은행들이 금융위기 이래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호(好)실적으로 평가됐던 지난해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인 11조2,000억원보다도 1조2,000억원이 더 많다. 국내은행들은 올해 1분기에 4조4,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3조9,000억원, 3분기에 4조1,000억원을 벌어들였다. 특히 3분기의 순이익 4조1,000억원은 3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이다. 보통 은행들의 분기 순이익은 1분기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연말로 가면서 서서히 줄어들지만 올해는 3분기 순이익이 2분기보다 더 많았다.
국내은행의 3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65%,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8.26%로 작년 같은 기간(ROA 0.54%, ROE 6.73%)보다 각각 0.11%포인트, 1.52%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실적이 이같이 개선된 것은 이자이익은 증가하는 반면 대손비용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3분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10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자이익은 지난 2분기에 10조원대에 처음 올라선 이후 3분기에 규모가 더 확대됐다. 순이자마진이 소폭 줄었지만 대출채권을 포함한 운용자산이 늘어나면서 이런 결과를 낸 것이다. 반면 대손비용의 경우 8,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신규 부실이 감소한 데다 금호타이어 매각과 조선업 업황 회복 등에 따른 대손충당금 환입 효과가 나타난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3분기 중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은 1조6,000억원으로 작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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