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산업과 생명의료 분야 등에서 활용할 국가 초고성능컴퓨터(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이 7일 구축돼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 정부는 슈퍼컴퓨터 활용을 원하는 연구자의 공모신청을 받은 뒤 다음달 3일부터 정식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7일 대전 KISTI에서 이진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슈퍼컴퓨터 활용 연구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 슈퍼컴퓨터 5호기 개통식 및 도입 3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총비용 587억원을 들여 미국 크레이사에서 도입한 누리온(CRAY CS500)은 지난 1988년 1호기 도입 이래 5번째로 구축된 국가 슈퍼컴퓨터다. 57만20개의 코어(Core)로 구성됐고 성능은 고성능 개인용컴퓨터(PC) 2만대와 맞먹는다. 이론성능은 25.7페타플롭스(PFlops)로 1초에 2경5,700조번의 부동(浮動) 소수점 연산이 가능하다. 실측성능은 13.92 PFlops로 전 세계 슈퍼컴퓨터 중 11위에 해당한다. 연산성능이 2기가플롭스(GFlops)에 불과했던 1호기보다 1,300만배가량 우수하다.
누리온이 본격 가동되면 슈퍼컴퓨터 4호기로는 불가능했던 우주 기원 연구 등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기업의 신제품 개발, 시장분석, 자연재해와 교통문제 분석 등 사회적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빅데이터 처리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맞춤형 환경을 제공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컴퓨터 환경을 구축하도록 도와줘 중소기업·개인연구자 등에게도 혜택이 갈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는 다음달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초고성능컴퓨터 활용과제를 공모한다. 기존 4호기의 경우 연간 100여개 기관과 1,000여명의 연구자들이 활용해 총 1,350개 과제를 수행한 바 있다. 김동호 연세대 교수가 진행한 ‘40년간 증명 못한 베어드형 방향족 화합물 존재 증명’, 김관표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와 이훈경 건국대 교수가 공동 진행한 ‘그래핀 표면에서 자기정렬 나노와이어 최초발견’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이러한 기술개발을 바탕으로 과도한 휘어짐에도 안정적인 신개념 액션캠 등 상품 출시도 이어졌다. 과기정통부는 5호기와 관련 암세포전이 등 초거대문제, 인공지능(AI) 등 국가전략과제 등을 중심으로 공모·선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사용은 무상이 원칙이며 우수성과를 창출하면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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