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3학년 때 고교생 교육 업체인 이투스를 창업해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고 그 뒤 ‘비즈니스 영어 콘텐츠’로도 히트를 치고 있는데요. 이제는 블록체인 시대에 대학원에서 ‘크립토MBA’ 과정을 이끌며 기업 등에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해주고 있습니다.”
‘토큰 이코노미스트’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김문수(사진·40) 스마투스 대표를 최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의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그는 “크립토MBA 주임교수를 하며 기업 등에 사업 생태계를 넓혀주고 있다”고 말했다. 토큰 이코노미는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발행한 디지털 토큰을 정교한 행동 보상 프로그램에 따라 기업 마케팅과 경영 전략에 활용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00년 서울대 공대 응용화학부 재학 시절 과외 경험을 살려 대화하듯 친절하게 설명한 참고서인 ‘누드교과서’를 만들었고 수백만 부가 팔리는 대박을 쳤다. 하지만 당시 출판하겠다는 곳이 없어 직접 이투스를 설립해 책을 냈다가 아예 인터넷 강의시장에 도전해 메가스터디에 이어 2위로 급부상했다. 그는 “당시 ‘교육은 인간의 사회화’라는 말에 가슴이 뛰었다. 다만 프로 인터넷 강사를 관리하느라 강의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고 고백했다. 교육에 대한 열망은 2004년 새터민 청소년 대안학교인 ‘셋넷학교’를 공동 설립해 10여년간 수학·과학·국어 등을 가르치는 것으로 달랬다. “재능기부로 ‘우리 사회를 위해 뭔가 하고 있구나’라고 여기며 뿌듯했다”는 것이 그의 회고다.
하지만 이투스가 연 200억원대의 매출을 내는 데까지 성장하자 어린 나이라 경영 노하우의 부족을 실감하게 된다. 2006년 싸이월드로 성가를 높이던 SK커뮤니케이션즈에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회사를 넘기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배경이다. 이어 군에서 제대한 뒤 2011년 비즈니스 영어 콘텐츠(비네이티브)를 만드는 스마투스를 창업해 국내외 기업 등 수천 곳에서 이용하게 만드는 저력을 다시 발휘한다. “레드오션 시장에서 차별화되기 위해 글로벌 기업 임직원들을 인터뷰했고 원어민 강사가 보충 설명을 해 생생한 비즈니스 영어를 배울 수가 있죠. 물론 비즈니스 중국어도 서비스하고요. 처음에 이들을 인터뷰하러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정보기술(IT) 전시회에서 ‘10분만 시간을 내주면 수백만 명의 고객을 얻을 수 있다’는 피켓을 들고 미팅을 시도했어요.”
그는 30대 후반이 돼서는 ‘중국과 경영학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워보자’는 마음에 aSSIST 경영학 석박사 통합 과정을 수료했고 동시에 중국 장강경영대학원(CKGSB)에서 EMBA를 마쳤다. 특히 aSSIST 경영대학원에 블록체인과 토큰 이코노미에 특화된 크립토MBA 과정을 제안해 주임교수를 맡은 데 이어 스마투스에서 토큰 이코노미에 특화된 사업을 하기 위해 비크립토 브랜드를 내놓았다. 그는 “크립토MBA에서는 매월 최신 지식을 최고경영자(CEO)의 눈높이에 맞춰 강의하고 있다”며 “역동적인 창업 경험을 살려 기업 등을 대상으로 토큰 이코노미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토큰 이코노미에 관한 연구가 전무하다시피 해 사명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며 “강의도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는 물론 블록체인, 토큰 이코노미, 디지털 마케팅, 디지털 화폐학 등 연 4,000여쪽의 강의록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두 차례의 창업 성공을 바탕으로 대기업·상장사·스타트업·비정부기구(NGO) 등 20여곳에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해주거나 자문하는 것도 그의 주 업무다. 코오롱에코원, 효성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뤼이드, 스켈터랩스, 스타시아, Aha, 원더스, 프로스쿨, 휴모트, 골든시니어치과, 대리주부, aSSIST 경영대학원, 환경재단,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등이 그의 손을 거쳐 토큰 이코노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실물경제와 연동돼 부가가치 창출로 신뢰받을 수 있는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며 “우리나라가 토큰 이코노미 선진국과 디지털 금융 강국이 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피력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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