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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 통한 성장은 모두 실패..투트랙으로 나가야"

■ 상의 '경제예측 컨퍼런스'

"구조적 하향세..생산성 향상 시급"

박용만 "정책의 예측 가능성 중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우리 경제의 예측 가능성 제고를 위한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소영 서울대 교수가 1일 “분배를 통해 성장을 달성하려는 시도는 분배와 성장정책 모두를 실패로 만들 것”이라며 정부의 경제정책에 쓴소리를 날렸다.

김 교수는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경제 예측 가능성 컨퍼런스’에 연사로 참석해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성장과 분배 정책을 혼용하면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명확히 정책을 구분해 수행해야 한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김 교수가 ‘성장정책’ ‘분배정책’이라는 명확한 투트랙으로 나가야 한다고 보는 것은 한국경제가 ‘성장 여력 감소’와 ‘소득 양극화’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을 위한 처방은 규제 완화로 모아졌다. 김 교수는 “규제 완화를 통해 신산업과 서비스산업 발전이 잠재성장률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정부가 디테일을 정해주기보다는 혁신환경 조성을 통해 시장 자율로 혁신이 일어나게끔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분배정책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분배가 바람직한지 공론화를 통해 목표 수준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먼저”라며 “시장에 주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되 목표 달성이 가능할 정도의 직접적인 분배정책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한국경제가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하향세에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최원식 맥킨지 한국사무소 대표는 “2%대 경제성장을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이고 3%를 넘기 힘들다는 데 이견이 없다”며 “생산성 향상 노력이 미흡하고 생산가능인구 감소까지 겹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 대표는 그러면서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위한 구조조정과 신성장동력 확보, 디지털 경제를 위한 역량과 자본,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처방전은 이미 나와 있는데 경제주체들이 관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중장기 하향세를 반전시킬 계기로는 ‘4차 산업혁명’을 꼽았다. 최 대표는 “기업은 급변하는 환경에 적합한 날렵한 조직으로 전환하고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인프라와 민관 협력 모델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최저임금 결정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지만 연세대 교수는 “기업의 안정적 경영과 투자를 위해서는 미래 수입 및 비용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중요한데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16.4%)이 전체 근로자 임금인상률(3.8%)의 4배를 넘어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저임금법에 명기된 4가지 기준은 노사협의 시 고려사항일 뿐 지표산출과 반영기준 등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최저임금 결정기준으로써 지표 항목을 재정립하고 지표별 산식을 보다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용만 상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미중 무역갈등과 신흥국 금융 불안, 내수침체와 정책적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의 경영시계가 흐릿하다”며 ‘예측 가능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회장은 “정책의 단기적 결과도 있겠지만 우리가 만들어온 정책의 결과가 중장기 관점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지 짚어봐야 한다”며 “중장기 예측이 가능할 때 지금 내려야 할 선택에 대해서도 좀 더 분명한 판단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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