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뛰었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0%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9월(2.1%) 이후 13개월 만이다.
품목별로 보면 농산물이 14.1% 뛰면서 전체 물가를 0.63%포인트 끌어올렸다. 그 중에서도 토마토(45.5%), 파(41.7%), 무(35.0%) 등 채소류가 13.7% 뛰었다. 이에 따라 채소·과일·생선·해산물 등 50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0.5%나 올랐다. 신선식품지수가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것은 지난해 8월(18.3%)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 상승에 석유류 가격도 두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1.8% 뛰어 전체 물가를 0.53%포인트 끌어올렸다. 생계형 화물차에 많이 쓰이는 경유 가격이 13.5%, 자동차용LPG가 11.0% 올랐다. 휘발유도 10.8%, 등유는 15.9% 급등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4% 올랐다. 역시 지난해 9월(2.9%)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생활물가지수는 소비자가 자주 구입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으로 작성된다.
밥상물가와 기름값 급등으로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높아졌지만 우리 경제의 활력을 보여주는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은 오히려 둔화하고 있다. 지난달 물가 변동폭이 큰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지수 상승률은 1.1%로 전달보다 상승폭이 0.1%포인트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0.9%에 그쳐 0%대로 추락했다. 0%대 근원물가 상승률은 2000년 2월(0.8%) 이후 18년 반만이다.
근원물가 상승이 부진하다는 것은 가계와 기업의 수요 증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낮다는 뜻이다. 고용 증가→임금 상승→가계소득 증가→소비 개선→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순환 고리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여서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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