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과 함께 이달 말부터 시행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대출을 더욱 깐깐하게 만들었다. 더불어 미국발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은 대출자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전망이다. 깐깐해지는 대출, 높아지는 대출금리에 전문가들은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마이너스통장 및 중금리 대출상품을 활용하는 대출전략을 제안한다.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 등 빚내서 자산을 불리는 ‘빚테크’ 대신 빚을 줄여나가는 긴축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10월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다음 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미 시장금리는 조금씩 오르고 있는 추세다. 특히 잔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9월 기준 1.90%로 13개월째 상승 중이다. 잔액 기준 코픽스와 연동되는 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일제히 오르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KB국민은행은 3.57~4.77%, 신한은행 3.20~4.55%, NH농협은행 2.90~4.52%, 우리은행 3.90~4.30% 등을 기록했다. 현재 흐름이라면 연내 심리적 저항선인 5%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상승이 본격화됨에 따라 주담대 변동금리 상품을 이용하는 차주의 이자 부담은 늘어나게 된다. 때문에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탈 필요성이 높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은에 따르면 신규 취급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 5월 22.2%로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6월부터 상승세로 지난 8월에는 27.4%까지 높아졌다. 김현섭 국민은행 스타자문단 팀장은 “주담대 등 3년 이상 장기로 자금이 필요한 대출을 받을 때는 고정금리로 가는 게 나을 것”이라며 “11월 기준금리가 오른다지만 이미 시장에선 대출금리가 조금씩 올라가고 앞으로도 오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부득이하게 신용대출을 필요로 한다면 마이너스통장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마이너스통장을 열어 놓는 것만으로도 대출 한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다만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는 일반 신용대출 금리보다 조금 더 높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연광희 신한은행 PWM잠실센터 팀장은 “마이너스통장은 돈을 빌리지 않으면 이자가 나가지 않기 때문에 유리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안전장치로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용도로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용이 낮다면 중금리대출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금융당국이 4·4분기부터 중금리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금융회사들은 관련 상품을 대거 출시했다. 제2금융권의 경우 중금리대출 주요 고객이라 할 수 있는 4~7등급 중신용자들을 타깃으로 한다. SBI저축은행은 이달 초 금리 연 9.9~17.9%인 ‘U스마일DC론’ 판매를 시작했다. OK저축은행은 중신용자에게 1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연 9.9~17.9%의 중금리 상품 ‘OK히어로’를 선보였다. 카드사도 중금리대출 상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우리카드는 연 4.7~19.7%로 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는 ‘올인원대출’, KB국민카드는 연 5.9~19.9%로 1,000만원까지 가능한 ‘KB국민 중금리론’을 출시했다. 두 상품 모두 기존 카드 고객이 아니어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금리상승기에는 ‘긴축’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승안 우리은행 강남PB센터장은 “예전처럼 레버리지를 이용하려고 투자를 위한 대출을 받는 것은 위험한 전략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출자마다 상황이 다르니 현재 받은 대출이 변동금리로 돼있으면 고정금리로 이동할 때 발생하는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고려해 어떤 게 더 유리할지 은행창구 상담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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