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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특정 이론 집착하는 경제정책은 필패"

'한국경제의 진로' 포럼서

"성장구호 버리고 사람투자" 조언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NEAR 재단 시사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임진혁기자




“도그마(독단)에 사로잡히면 경제정책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니어재단이 주최한 시사포럼 창립토론회의 주제강연자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시각각 변하는 복잡한 경제 현실에서는 여러 경제 이론이 제공하는 정책 도구를 투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어느 한 이론에 집착하면 문제가 또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또 “박정희 대통령 이후 정치인마다 ‘성장’을 외치는데 세상과 경제가 변했고 일반 국민의 의식도 달라졌다”며 “지금도 ‘무슨 성장’ ‘무슨 성장’ 구호가 맞는지 냉정히 생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이사장으로 있는 니어재단이 이날 제시한 주제는 ‘한국 경제의 진로’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과 함께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 성장 등을 경제정책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1년5개월이 지난 지금 소득주도 성장에 치우친 결과는 고용 부진과 성장동력 약화로 경기는 하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또 다른 축인 혁신 성장은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김 전 대표의 이날 일침은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비판에도 요지부동하는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표가 생각하는 우리 경제의 진로이자 과제는 결국 사람이다. 그는 “합계출산율(여성 1명의 기대 출생아 수)이 1명 밑으로 떨어진 심각한 상황에서는 장기 계획을 만들 수 없다”며 “젊은 부부들이 아이들을 비용의 개념으로 보면서 아이를 낳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유치원 비용이 대학등록금에 준하는 비정상적인 교육 여건을 바로잡는 사람에 대한 투자로 정책의 틀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내년에는 지난 2008년의 금융위기보다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음이 들린다”며 “국민을 현혹하는 정책 구호는 실효성이 없고 실질적 문제가 무엇인지 냉정히 판단해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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