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대로 하향조정했다. 국내 연구기관들도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내리고 있어 올해 성장률이 2년만에 2%대로 후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MF는 9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0%에서 2.8%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또 IMF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보다 0.3%포인트 낮은 2.6%로 제시하면서 경기 회복세가 더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IMF의 한국 성장률 전망은 올해 2월 한국 정부와 연례협의보고서에서 발표한 이후 8개월 만이다. 올해 7월 IMF가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는 한국이 포함되지 않았다. IMF는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미중을 중심으로 심화하는 무역갈등을 들었다.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펀더멘털이 취약한 신흥국 중심으로 가시화하는 자본 유출 우려도 위험요인으로 지목했다.
IMF는 보고서에 한국에 대한 개별적인 정책 권고는 담지 않았다. 다만 개별국가에 국가별 경기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재정 여력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상품·노동시장의 구조 개혁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자 정책으로는 규칙에 기반한 다자 무역 시스템 수립, 금융 규제개혁의 공조, 사이버 안보 강화 등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OECD도 지난달 20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Interim Economic Outlook)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5월보다 0.3%포인트 낮은 2.7%로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기존 전망보다 0.2%포인트 낮은 2.8%로 조정됐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지난달 28일 올해 전망치를 3.0%에서 2.9%로 수정했다.
이미 국내 주요 기관들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하향조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하반기경제전망에서 올해 전망치를 2.9%로 1%포인트 낮춰 잡았다. 또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금융연구원이 올해 성장률을 2.9%로 제시했고 한국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은 2.8%로 내다봤다.
한편 IMF는 이번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세계 성장률에 대해서는 각각 7월(3.9%)보다 0.2%포인트 낮은 3.7%로 전망했다.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낮췄지만 전반적인 경기 호조세는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2016년 중반부터 시작된 경기 확장세가 지속하고 있으며 2018∼2019년 성장률도 2010∼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선진국에 비해 신흥국의 경기 회복세가 다소 둔화되는 등 지역별로 호조세는 불균등(less balanced)하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선진국 성장률 전망은 7월과 같은 2.4%를 유지했고 내년 전망은 2.2%에서 2.1%로 내려 잡았다. 미국 올해 성장률은 2.9%를 유지했지만 유로존은 상반기 실적 저조로 2.2%에서 2.0%로 하향 조정됐다. 신흥개도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4.9%에서 4.7%로 하향 조정됐다. 내년 전망은 긴축적 금융여건 등으로 5.1%에서 4.7%로 다소 큰 폭으로 내려 잡았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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