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저희 회사는 광고홍보·PR영상 제작업을 취급해왔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영상·광고 미디어 시장이 점차 작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분야에서 신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입니다. 자체 개발 중인 인체해부 실습용 VR·AR 콘텐츠가 그 시작입니다.”
유광범(사진) 한영씨앤텍 대표는 1일 서울 구로의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지난해 말 전 세계 의료 분야 VR 시장 매출 규모가 2016년 6억달러에서 2022년엔 241억달러 규모로 늘어난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국내 의료용 AR·VR 사업의 장래가 밝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영씨앤텍은 1981년 한국영상이라는 이름으로 창립해 전시·PR영상 등 비디오영상을 전문으로 제작해온 업체다. 2015년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명문장수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2014년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VR·AR은 영상기술을 전문적으로 취급해 오던 한영씨앤텍과 밀접한 사업이다. 2013년 문화재청의 디지털문화유산 사업을 시작으로 각종 VR·AR 사업과 연구 과제를 따내기 시작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훈련용 VR 연구에 들어간 데 이어, 지난해엔 강원도청의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용 VR 제작 사업을 맡아 총 3대의 VR기기를 운용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당시 쟁쟁한 업체와 경합해 VR 사업을 따낸 것은 한영씨앤텍의 기술력이 결실을 봤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한영씨앤텍이 특히 집중하려는 분야는 의료교육용 VR·AR인 ‘아나토미 엔진 기반 인체 해부 실습용 콘텐츠’다. 병원이나 의대에서 수술 교육용으로 쓰고 있는 실습용 시신이나 모형 시신을 VR로 대체한다는 복안이다. 그의 말대로 VR·AR이 수술 실습용으로 쓰이려면 최대한 인체를 실제 모습과 똑같이 구현해야 한다. 실습하는 사람이 마치 실제 인체를 두고 수술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이때까지 여러 VR 과제를 수행하면서 관련 기술을 축적해왔다”며 “특히 포토리얼리스틱 그래픽 엔진과 실시간 동역학엔진, 가상공간 환경엔진 등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축적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역설했다. 고대 구로병원과 충북보건대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인체 3D모형부터 개발해나간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한영씨앤텍이 VR·AR 사업에 나선 이유는 광고·오프라인 영상 시장이 점차 작아지면서 신사업 진출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VR 사업 영향으로 한영씨앤텍의 매출은 2016년 32억원에서 지난해 44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엔 연매출 5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유 대표는 “VR·AR 기술을 바탕으로 VR을 이용한 수술까지 가능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목표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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