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 기업거래정책국 제조하도급개선과 직원 10여명을 파견해 직권조사에 들어갔다. 이날 시작된 직권조사는 3~4일 간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하도급 거래 과정에서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갑질’을 했다는 제보가 여러 차례 들어왔다”면서 “신고가 반복되는 회사에 대해서는 지역사무소 차원이 아닌 본부에서 직접 조사에 나선다는 내부 방침에 따라 직권조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최근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국회에서 개최한 ‘대기업 갑질 피해 증언대회’에서는 현대중공업의 단가 인하 압박과 물량 배분 차별 등의 사례가 다수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에 선박용 배전반을 납품하는 1차 협력사 동영코엘스 파산 사건이 현대중공업의 ‘갑질’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경쟁 당국은 현대중공업 뿐 아니라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 전반으로 조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상조 위원장이 지난 8월 국회에 출석해 “조선업계 구조조정에 따른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이 협력사들에 부담으로 전가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빅3를 제외한 중소 조선업체들은 빅3 조사가 마무리 된 이후인 내년 초께나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빅3에 대한 직권조사 효과가 여타 중견 조선소에까지 나타난다면 실제 조사까지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 업황이 최악의 보릿고개를 지나다 보니 본사 차원에서 협력사를 대상으로 납품 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분위기는 맞다”면서도 “조선사들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의 비용 절감 노력을 병행하고 있는 만큼 협력사들도 어려운 업황을 함께 극복해보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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