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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급 IPO 무산에 코스닥벤처펀드 울상

카카오게임즈 올 상장 철회 이어

코넥스 대장 툴젠도 이전 불분명

3개월 새 548억 빠져 유출 가속





지수 상승에 힘입어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는 코스닥벤처펀드가 기업공개(IPO) 시장 부진이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하반기 코스닥 IPO 최대어로 꼽히던 카카오게임즈가 내년 이후로 상장을 연기했고 코넥스 대장주 툴젠(199800)의 이전 상장도 특허 논란으로 불분명한 상황이어서 코스닥벤처펀드의 자금 유출 속도가 빨라지는 형국이다.

30일 금융투자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12개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4.81%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2.42%를 상회한다. 하반기 코스닥 지수 상승률이 6.02%로 코스피 지수(2.03%)보다 높고 공모주 우선 배정 효과까지 더해져 수익률이 좋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수익률 개선에도 불구하고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출시된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은 사모와 공모를 합쳐 지난 7월 2조 9,853억원으로 고점을 찍고 8월 2주 9,628억원으로 감소했다. 공모형 펀드만 보면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8일 기준 12개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 설정액은 지난 한 주 동안에만 133억원 감소했다. 지난 3개월 동안 감소한 총액이 548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자금 유출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다.



코스닥 IPO 시장 부진 우려가 투자자들의 코스닥벤처펀드 순환매를 불러온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8일 하반기 코스닥 IPO 최대어로 꼽힌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을 철회했다. 내년 IPO를 재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 투자자들은 상장 철회가 발표된 직후인 21일 하루에만 109억원을 환매했다. 코넥스 대장주인 툴젠의 코스닥 이전상장도 유전자 가위 특허 논란에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코스닥벤처펀드 순환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으면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도 꺾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스닥 벤처펀드 수익의 대부분이 공모주 시장에서 나오기 때문에 IPO가 얼어붙으면 부진할 우려가 높다”며 “KRX300과 코스닥 벤처펀드 등 정부 활성화 정책으로 탄생한 지수와 상품의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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