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메모리 가격이 예상보다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국내에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4·4분기부터는 삼성전자(005930)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8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3·4분기 매출액은 기존 추정치보다 1% 늘어난 67조7,600억원으로 올려 잡았지만 영업이익은 17조1,880억원에서 17조930억원으로 낮췄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의 이익 증가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면서도 “3·4분기를 정점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이익이 줄며 실적 모멘텀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27일에는 미래에셋대우가 D램값 약세를 점치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소폭 하향 조정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서 D램 가격이 상승하고 낸드 가격은 10%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전 분기 대비 D램은 0%, 낸드는 -13%를 기록하고 있다. 메모리 공급은 늘었는데 모바일용 메모리 수요가 약세를 나타낸 탓이다. 유 연구원은 “비수기가 시작되는 4·4분기에도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특히 D램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반도체 부문 영업익이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매수)과 목표주가(5만5,000원)는 유지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2.21% 떨어진 4만6,450원에 마감했다. 다만 전문가별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같은 날 NH투자증권은 “2·4분기부터 시작된 PC 수요 개선에 따라 4·4분기 D램 가격 하락폭도 2%로 제한될 것”이라며 “내년 하락폭도 11%에 그쳐 메모리 업체들의 D램 부문 이익이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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