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야심 차게 준비해온 미국 첫 ‘PK마켓(가칭)’이 로스앤젤레스(LA) 번화가에 들어선다. 지난 3월 정 부회장은 “미국 현지인이 좋아할 만한 한국·일본·중국·태국 등 ‘아시안 토털 푸드 그로서란트(grocerant·식료품점+레스토랑)’로 현지 업체와 경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마트(139480)는 미국 LA 번화가인 사우스 올리브 스트리트 712번지(주얼리 디스트릭트)의 복합 상업시설에 대한 10년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전체 6층 건물 중 1~3층 4,803㎡(1,453평)를 임차하는 것으로 이 중 1층과 2층(939평)에 매장이 들어선다.
PK마켓 미국 1호점은 내년 하반기 중 오픈할 계획이다. 스타필드 하남·고양에 있는 PK마트와 비슷한 규모로 현지 수요에 맞게 업그레이드한 점포를 기획 중이다. 스타필드 PK마트에 있는 ‘라이브 랍스터 바(시푸드)’ ‘부처스 테이블(스테이크)’ 등에 더해 비빔밥·회전초밥·철판구이 등 식료품 카테고리별로 아시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푸드코트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오픈할 PK마켓는 1917년 설립된 유서 깊은 건물로 완공 당시 ‘빌레드파리’ 백화점이 입점했을 만큼 LA 다운타운의 중심 상업공간으로 자리해왔다. 시청 등이 있는 ‘히스토릭 코어’와 사우스 파크, 금융지구가 만나는 중심가인데다 전철역도 가까워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여기에 현재 진행 중인 LA 다운타운 재개발이 완료되면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은 최적의 입지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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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하반기 1호점이 성공적으로 론칭하면 2~3호점은 점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이마트 표준점포였던 가양점이 그랬듯 점포 구조와 MD·거래선 등 첫 점포의 포맷을 바탕으로 입지만 확보하면 빠르게 출점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정 부회장도 LA 백인 밀집지역에 둥지를 튼 현지 마트 홀푸드마켓의 전철을 밟아 추가 출점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3월 밝힌 바 있다.
미국 LA 1호점은 이마트 PK마켓으로서는 하나의 ‘시금석’ 같은 매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중국에서의 실패를 교훈 삼아 정부 규제가 없는 유럽·호주 등 선진국 ‘무한경쟁’ 유통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일단은 1호점을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2~3호점 계획은 그다음”이라며 “표준이 생기면 현재 1년가량 걸리는 출점 준비기간이 절반 이하로 짧아지는 만큼 더욱 1호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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