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3박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6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에서 환송 행사 후 대통령 전용기편으로 미국을 떠났다.
지난주 방북 일정을 마친 지 사흘 만에 뉴욕 방문길에 오른 문 대통령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키는 데 힘썼다. 특히 24일에 이뤄진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비핵화 협상을 추동하는 데 핵심적인 제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가시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빠른 시일 내에 이루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곧 발표될 것”이라고 화답해 남북·한미·북미 정상회담에 이은 연내 종전선언 달성이라는 비핵화 로드맵의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에 서명함으로써 경제 영역에서의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성과도 일궈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성향 매체인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남북미가 종전선언에 대체로 공감대를 나타냈다는 점을 드러내는 한편,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구체적인 비핵화 해법을 제시했다. 같은 날 미국외교협회(CFR), 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아소사이어티, 공동으로 주최한 연설에서는 남북 경협이 동북아의 평화는 물론 경제적 번영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하며, 주변국들을 향해 한반도 비핵화 여정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 연설은 공화당과 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미국 외교계 거물들이 모인 싱크탱크 CFR 등의 주최로 이뤄져 한반도 평화정착 구상에 대한 미국 내 여론주도층의 이해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귀국 직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국제사회가 화답할 차례”라며 “북한이 항구적 평화의 길을 가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언급, 평화정착의 여정에 함께해줄 것을 호소했다. 아울러 방문 기간 칠레, 이집트 정상과의 회담에서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이루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노력과 성과와는 별개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가 분명히 제시되지 않았고 대북제재 체제에도 변화가 일절 없었다는 점 등은 향후 비핵화 여정에서 난관일 부분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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