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올 1·4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2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실적도 좋지 않다. 1·4분기(983억원)에 이어 2·4분기(2,281억원)에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하반기에 흑자를 낸다 해도 자금 여력이 빡빡할 수밖에 없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공격적으로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2017년 7월 특수목적회사(SPC) 설립 후 2,0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우리은행 신용공여)를 발행한 것을 시작으로 △10월 2,000억원 △2018년 2월 2,005억원 △3월 2,000억원 △5월 700억원 등을 조달했다. 이번 신디케이트론을 제외하고도 1년 새 5건, 9,000억원 규모의 대출도 단행했다. 그만큼 OLED 투자를 위한 자금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현재 공사 중인 중국 광저우 OLED 공장의 경우 자본금을 포함한 투자 규모가 5조원에 이른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서 반전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OLED 사업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자금 유치의 경우 회사채 발행을 피하고 신디케이트론을 선택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투자에 대한 금융계의 신뢰를 보여줬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디케이트론은 아무나 해주지 않는 대출”이라며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에 힘을 얻게 됐다”고 자평했다. 외국계 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세부적인 대출 조건은 알 수 없지만 추가 회사채 발행보다는 모양새가 좋다”고 평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OLED 사업에서 하나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 상반기 대형 OLED 패널 판매량이 13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전년 동기(60만대)보다 2배 이상 확대된 규모다. 3·4분기부터는 대형 OLED에서 흑자 전환도 기대되고 있다. OLED 생산기지 완공도 잇따를 예정이다. 파주 6세대 OLED 공장 ‘E6’는 올 연말 양산에 돌입하고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가동된다. 파주 10.5세대 OLED 공장 ‘P10’은 2021년부터 생산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LCD의 실적 악화가 예상보다 빨라 OLED 시장 창출이 더딜 경우 보릿고개가 염려된다는 것이다. 2015년 말 77.7%에 불과했던 LG디스플레이의 부채비율도 지난 2·4분기 116%로 올랐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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