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이석태·이은애 헌법재판관이 최종 임명됐다. 이에 따라 ‘4인 체제’ 위기를 맞았던 헌법재판소도 당분간 ‘6인 체제’로 운영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유 헌재소장과 이석태·이은애 헌법재판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유 헌재소장과 두 헌법재판관은 이날 헌재 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곧바로 업무에 돌입했다.
유 헌재소장은 지난 20일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기에 김명수 대법원장이 21일 이석태·이은애 후보자를 전격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하면서 사상 초유의 4인 체제로 남았던 헌재는 간신히 6인 체제를 갖추게 됐다. 국회가 추천한 김기영·이영진·이종석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되면서 임명동의안 처리가 무기한 지연된 상태다.
이석태·이은애 헌법재판관도 여야 대립 속에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은 결국 불발됐다. 김 대법원장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지난 20일까지 국회에 보고서를 송부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은 김기영·이영진·이종석 후보자와 달리 대법원장 몫의 인사인 만큼 국회 표결 없이 이날 바로 지명됐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정치편향 지적에 곤욕을 치렀던 유 헌재소장과 이석태 헌법재판관은 논란을 의식한 듯 취임사에서도 유독 재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강조했다. 유 헌재소장은 “정치적 사법기관이라 불리는 헌재도 재판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재판에 대한 신뢰의 초석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석태 헌법재판관은 “사회적 갈등과 이념적 대립이 첨예한 분야에서는 중립성과 균형감을 잃지 않겠다”며 “개별 사건에 있어서도 공정한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8차례나 위장전입 의혹을 받았던 이은애 헌법재판관은 “소득 양극화, 성 평등, 난민 문제 등 다양한 가치가 극단적으로 표출돼 갈등을 일으키는 시대”라며 “서로 다른 정의에 대한 관념 속에서 최대한의 교집합을 찾겠다”고 말했다.
헌재가 우여곡절 끝에 6인 체제를 갖췄지만 당분간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긴 힘들 전망이다. 당장 한 달에 3번꼴로 진행하는 헌법재판관 전원 참석 회의(평의)도 열 수 없다. 헌재법상 평의의 심리 정족수는 7인 이상이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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