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태양전지 후보 물질인 페로브스카이트의 단점인 물에 취약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태양전지, 발광다이오드(LED), 강유전체 소재 등에 산업적으로 적용할 날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화학과 김광수 특훈교수팀은 육방면체 구조를 지닌 반도체 물질로 값싸고 신속하게 합성할 수 있는 페로브스카이트의 표면에 일종의 방수막(수산화납 보호막)을 만드는 합성법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빛을 전기로 바꾸거나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특성이 있으나 습기만 있어도 쉽게 특성을 잃어버리는 단점이 있었다.
김 교수팀은 합성할 재료(할로젠화 납)를 염기성 용액(메틸아민)이 담긴 유리병에 넣고 뚜껑을 닫은 뒤 산성 용액(할로젠화 수소를 녹인 물)에 담갔다. 이때 메틸아민이 증발하며 자연스레 산성 용액 속 재료와 반응하며 페로브스카이트 표면에 수산화납으로 이뤄진 얇은 막이 형성됐다. 수산화납은 수분을 만나도 반응하지 않고 물질 내부로 물이 침투하지 않도록 막는다.
김 교수는 “이렇게 만든 페로브스카이트를 물속에 담가둔 결과, 자외선을 받아 발광하는 페로브스카이트 본연의 특성이 6개월이 지나도 여전했다”며 태양전지·발광다이오드(LED) 등에 대한 적용이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ACS 에너지 레터’에 지난달 13일 게재된 후 ‘8월 중 가장 많이 읽은 논문’에 선정됐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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