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현대인들의 삶에서 텔레비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문화 비평가 크리스 호록스는 신작 ‘텔레비전의 즐거움’에서 텔레비전이라는 환상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현실이 됐고, 그 과정에서 텔레비전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정의됐는지 흥미진진하게 살펴본다.
저자는 먼저 텔레비전의 뿌리를 19세기 심령론과 제국주의, 빅토리아 시대 자기장 실험에서 찾는다. 그리고 1950년대 이후 미국과 영국에서 유행처럼 번져나간 텔레비전이 사적 생활과 공적 생활 사이에서 어떠한 가교역할을 했는지, 리모컨의 발명과 텔레비전 캐비닛의 등장 같은 혁명이 소비자들의 선택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들여다본다. 생각을 통제하고 시청자를 감시하며 몸과 마음에 해를 끼치는 사악한 사물로 그려진 텔레비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기원도 추적한다. 저자는 평소에 미처 알지 못했던 텔레비전의 가치와 의미를 전하며 “텔레비전은 우리가 두려워하는 동시에 욕망하는 대상, 무시하는 동시에 환영하는 대상, 쳐다보는 동시에 그 너머를 보는 대상이었다”고 평한다. 1만9,0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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