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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혁신·규제개혁 되겠나] 오락가락 정책에…승차공유 투자유치 펑크

서울시 지원 받던 '모두의셔틀'

첫 기관투자 목전에 뒀던 '차차'

국토부 '불법판정'에 급브레이크

정책혼선에 투자자 해외로 유턴

"갈라파고스 규제에 돈줄 말라"





#.전세버스를 이용한 출퇴근 셔틀버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두의셔틀’은 최근 투자 유치를 진행해 온 서울시 산하기관 서울산업진흥원으로부터 투자 보류 결정을 통보받았다. 호평을 받으며 투자심의는 통과했지만,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사업 중단 통보를 받자 서울산업진흥원의 태도가 바뀌었다. ‘모두의셔틀’ 측은 계속 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눈에 띄는 것은 ‘모두의셔틀’의 초기 입주 공간과 창업비를 지원한 것도 서울산업진흥원이었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한편으로는 창업 지원을 홍보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사업 중단을 종용하고, 재차 투자를 검토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규제혁신 요구가 거세지만 여전히 일선 승차공유업체는 규제에 신음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불법 규정과 일방적인 사업중단 명령에도 규제혁신에 대한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한 번 법적 이슈가 제기된 스타트업은 불법으로 낙인찍혀 초기 기업 성장에 필수적인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다 돈줄이 막혀 좌절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렌터카와 대리기사를 결합한 모델인 ‘차차’로 승차공유에 나선 스타트업 ‘차차크리에이션’도 마찬가지다. 위법의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은 모델인데다 지난 10월 영업을 시작한 지 반년이 지나도록 법적 이슈가 발생하지 않으며 지난해 2월부터 지금까지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엔젤투자 명목으로 총 22억원의 누적투자금을 유치했다. 사업이 잘되자 기관투자자 역시 관심을 보였고, 30억원 규모의 첫 기관투자 유치를 목전에 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국토교통부가 ‘차차’의 영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서울시에 영업중지를 요청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후 ‘차차크리에이션에’ 대한 투자는 모두 정지됐다. 김성준 차차크리에이션 대표는 “국토부의 갑작스런 불법해석으로 투자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아쉽기는 하지만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데다가 충분히 시장성도 있다고 판단해, 언제든 투자금이 들어오면 사업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에 투자하려던 해외기업도 투자처를 찾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스타트업계에 따르면 우버와 디디추싱, 그랩 등에 승차공유업체에만 200억달러(약 24조원)을 투자하며 전 세계를 승차공유로 연결하려는 시도에 나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1조원을 들고 국내 주요 승차공유업체에 투자하려 했지만,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국내 승차공유업계에 대한 해외 자본의 투자는 지난해 8월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미국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컨소시엄의 5,000억원 투자가 마지막이다.

국내 자동차제조업체마저 해외로 눈 돌리고 있다는 점은 더 심각한 문제다. 생존을 위해 승차공유업체에 대한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지만, 국내에는 투자할 업체가 마땅치 않을 뿐 아니라, 택시업계의 반발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럭시에 투자했다 택시업계의 반발로 철수해야 했던 현대차는 이 때문에 올해 들어서는 그랩(동남아)과 카넥스트토어(호주), 레브(인도) 등 해외의 승차공유업체에만 투자했다.

국내 한 승차공유업체 창업자는 “우버의 성장에는 세쿼이어캐피탈과 같은 확실한 투자자가 있었다”며 “국내 승차공유업체들이 규제로 투자 유치에 실패하고 사업을 접게 되면, 승차공유만큼은 ‘규제 갈라파고스’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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