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 전문가들은 이럴 때 투자전략도 유연하게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완만한 박스권 흐름 속에선 성장주 및 개별 종목별 대응을, 큰 폭의 가격조정이 있다면 방어주 및 대형 가치주 중심으로 매수 시기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우선 지난 4월말 이후 부진한 지수가 9~10월 반등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여러 반전 이벤트들로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는 가치주보다는 성장주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것이다. 최근 9 거래일(8월 17~29일) 연속 지수 상승이 이어진 점도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에 힘을 싣는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반등국면의 평균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대형주보단 중형주·소형주, 가치주보다는 성장주의 성과가 더욱 우세했다”며 9월엔 중소형주·성장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거 거래대금이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주식시장 하락세였던 4차례 시기에서 반등국면으로 접어들었을 때의 한 달 평균수익률을 확인해보니 중형주는 대형주보다 4%포인트, 소형주는 7.1%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장주는 가치주보다 수익률이 1.8%포인트 더 높았다. 그는 “9월부터 거래대금이 늘어나고 시장심리가 개선되면 시가총액이 가볍고 성장성이 높은 종목이 반등국면을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큰 폭의 가격조정이 있을 땐 방어주나 대형 가치주에 주목하며 개별 종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9~10월에는 여러가지 반전 이벤트들이 대기 중이며 이 기간에는 종전협상 및 북한의 협상이 있고, 미국에선 미중 무역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며 “여기에 트럼프의 긴축정책 비난과 위안화 절상 요구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성장주의 흐름이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9월 중순에는 다시 가치·성장주가 바닥국면에 도달하며 손바뀜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부양책 등을 고려한 경기민감 가치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원ㆍ달러 환율 상승의 수혜를 보게 된 수출주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기당 평균 환율은 지난해 3·4분기 1,132원을 고점으로 하락해 올 상반기 1,07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8월 말 현재 1,11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현재 수준의 환율이 유지된다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10월 어닝시즌에 대규모 어닝 서프라이즈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또 “대표적인 성장주로 꼽히는 제약·바이오, 화장품 등 업종은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면서 “실적개선을 지속할 수 있는 종목을 선별해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제약·바이오, 화장품주를 대신해 이익 모멘텀이 높은 섬유·의복, 디스플레이 관련주들이 성장주 강세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표적인 성장주로 할 수 있는 제약·바이오. 화장품 업종의 2분기 실적은 컨센서스(추정치) 대비 15.7%, 7.5% 각각 하회했으며, 3분기도 하향조정 되는 추세”라며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섬유·의복과 3분기 턴어라운드가 확인되는 디스플레이가 관심을 제고할 만한 업종”이라고 강조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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