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외국계 증권사인 메릴린치의 단타 매매에 대해 모니터링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민 청원이 잇따르는 등 투자자들 사이에 불만이 확산되자 불법이 이뤄졌는지 사실 확인에 나선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23일 “그동안 메릴린치를 통한 단타 거래가 빈번해 청원이 게시되는 등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많았다”며 “실제 불법 행위가 있는지 모니터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메릴린치 창구를 통한 초단타 매매가 잦아 주가를 왜곡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특정 종목에 대량 매수 주문을 넣은 후 추격 매수가 시작돼 주가가 오르면 팔아치우는 방식이다. 이 같은 단타 매매로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은 종목으로는 파라다이스·우리기술투자·퍼스텍 등이 꼽힌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6월부터 청와대 민원게시판을 통해 메릴린치를 제재해야 한다는 다수의 청원을 냈고 많게는 2,500명 이상의 청원 인원을 모았다. 일부 청원에는 “메릴린치의 국내 영업 허가를 취소해달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번 모니터링을 통해 시장 교란 행위, 불공정 행위가 확인되면 한국거래소는 검찰 수사 등을 의뢰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메릴린치를 통해 거래하는 외국계 기관투자가의 알고리즘 매매(컴퓨터를 이용한 자동 매매)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불법은 아니지만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지나치게 키우는 등 알고리즘 자체에 문제가 있으면 수정을 권고할 수도 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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