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오너일가 경영 비리’와 관련해 다시 한 번 억울함을 호소했다.
신 회장은 17일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2012년 그룹 회장에 취임했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명예회장이 가지고 있었다”며 “부친의 권위는 절대적이고 거스르는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저는) 지주회사의 10% 정도, 일본롯데홀딩스의 4%밖에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아 주주와 임직원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경영을 계속 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2016년 어느 정도 책임 있게 결정할 수 있었던 때 가장 먼저 했던 일이 준법 기준을 바로 세우고자 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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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신 회장은 부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신 회장은 특히 “여전히 제가 모자라다는 생각만 든다”며 “부친이라면 현명하게 극복하지 않았겠냐는 생각도 하면서 지금이라도 가르침을 받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하며 잠시 감정이 북받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수많은 후회와 아쉬움이 많지만 제 불찰이라고 생각하고 자선의 시간을 보내는 만큼 다시 한 번 일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신 회장은 롯데시네마 매점 임대와 오너 일가에 대한 ‘공짜 급여’ 제공 등의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으며 1심에서는 검찰이 제기한 혐의 가운데 일부만 재판부가 인정해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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