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점은 분석 대상 874만 가구 중 75.5%에 해당하는 약 659만 가구의 전기요금이 전년동월대비 증가했지만, 증가액은 가구당 평균 1만 7,258원에 그쳤다는 것이다. 전년보다 10만원 이상 증가해 요금 폭탄을 맞은 가구는 1.4%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덧붙였다. 24만여 가구(2.8%)는 요금 변화가 없었고, 190여만 가구(21.8%)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전기요금 걱정에 에어컨 틀기 겁난다며 청와대에 수백건의 청원까지 낸 국민들의 정서와는 전혀 다른 수치인 셈이다.
수치만 보면 지난해 7월보다 올해 7월 전기요금은 큰 폭으로 오르지 않는 것이 맞다. 하지만 기록적인 폭염이 갑자기 찾아와 낮밤으로 에어콘을 틀면서 급격히 늘어난 요금 부담을 분석하는 데는 전월대비 내지 봄철 대비 여름철 요금 지표가 공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봄과 여름철의 요금 차이는 크다. 전력빅데이터센터에서 올해와 비슷한 폭염이 찾아왔던 2016년의 경우 6월 요금은 2만 4,081원, 8월 요금은 4만 5,931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전월대비 요금 인상액을 함구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전년동월대비 요금 자료는 언론 요청으로 제공한 것이 맞다”며 “전월대비 자료는 제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력업계의 한 관계자는 “빡빡한 생활비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서민들에게 갑자기 오르는 전기료는 부담이 크다”며 “서민들이 요금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여름 한철에 갑자기 지출이 커지기 때문인데, 전년대비 자료를 가지고 요금 부담이 크지 않은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서민정서와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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