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22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현대삼호중공업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투자회사는 현대중공업이 흡수합병한다. 합병 이후 현대중공업은 주요 조선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을 자회사로 나란히 두고 그룹 내 조선 부
문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재 현대중공업지주의 증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이 손자회사로 편입되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주회사의 행위제한 사항 중 하나인 증손회사 지분 보유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의 주식을 가질 수 없다고 규정한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중공업지주→현대중공업(자회사)→현대삼호중공업(손자회사)→현대미포조선(증손회사)’으로 이어지는 형태인데 분할·합병을 거치면 현대중공업 아래에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나란히 자회사로 들어간다.
현대중공업지주와 현대미포조선도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어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 3.9%를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현대중공업지주에 매각할 것을 결의했다. 주당 매각 가격은 이날 종가인 11만7,000원이며 매각 규모는 약 3,183억원이다.
이번 지분매각으로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순환출자 고리까지 완전히 해소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그룹은 모든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는 한편 주요 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 확보하며 안정적인 지주사 체제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게 됐다
지주사 체제 완성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은 향후 각사의 고유사업에 집중하고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실시해 주주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그룹은 배당성향을 지주사의 경우 70% 이상, 자회사는 30% 이상을 유지하는 배당정책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은 2년 가까이 진행해온 지주사 체제 전환에 마침표를 찍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016년 11월 사업분할 결정을 시작으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이듬해 현대로보틱스·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 등 신설법인을 설립, 하이투자증권 매각 등을 결정하며 지주사 전환 절차를 밟아왔다. 올해 3월에는 기존 현대로보틱스를 현대중공업지주로 사명을 변경해 본격적인 지주회사의 출범을 알렸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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