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기가 35만명대를 기록하면서 합계출산율이 사상 최저인 1.05명으로 떨어졌다. 여성들의 출산연령이 높아지면서 아이를 낳는 여성 중 35세 이상이 3명 중 1명 수준으로 증가했고 결혼 후 첫째 아이를 출산하는 시기도 늦춰지고 있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17년 출생통계(확정)’를 보면 작년 출생아 수는 35만7,800명으로 전년 40만6,200명보다 4만8,500명(11.9%) 줄어들어 1970년 통계작성이 시작된 이후 최저수준으로 감소했다. 감소폭도 2001년(-12.5%) 이후 16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감소했다. 역시 전년 1.17명보다 0.12명(10.2%) 감소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이 1.10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5년(1.08명) 이후 12년 만이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인구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 2.1명의 절반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평균 1.68명을 크게 밑돌며 압도적인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粗)출생률도 7.0명으로 전년보다 0.9명(11.4%) 감소했다.
여성 연령별 출산율은 4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떨어졌다. 여성인구 1,000명당 출산율이 20대 후반(25∼29세) 47.9명, 30대 초반(30∼34세) 97.7명, 30대 후반(35∼39세)은 47.2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8.5명(15.1%), 12.4명(11.3%), 1.5명(3.1%)씩 감소했다. 반면 40대 초반(40∼44세)은 6.0명으로 전년보다 0.1명(1.7%) 증가했다. 특히 주 출산연령인 30대 초반 출산율이 급감해 여성인구 1,000명당 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100명 아래로 내려갔다. 평균 출산연령은 32.6세로 전년보다 0.2세 상승했다. 35세 이상 고령산모의 비중은 29.4%로 전년보다 3.0%포인트 증가했다. 2007년 35세 이상 고령산모 비중이 13.1%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상승속도가 매우 빠르다.
저출산 현상이 이어지면서 첫째 아이 비중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첫째 아이 비중은 52.7%로 전년보다 0.2%포인트 늘었다. 첫째 아이 구성 비중은 2011년 51.0%를 기록한 이후 7년 연속 늘어나고 있다. 결혼 후 2년 이내에 첫째 아이를 낳는 비율은 65.8%로 전년보다 2.3%포인트 줄었다. 반면 2∼3년 사이 첫째 아이를 낳는 비율은 23.5%로 1.2%포인트 증가했다.
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뜻하는 출생 성비는 106.3명으로 전년보다 1.3명 증가했다. 혼인 외 출생아 수는 7,000명으로 전년보다 800명 줄었으며 출생아 중 비중은 전년과 같은 1.9%를 기록했다. 쌍둥이 등 동시에 두 명 이상이 함께 태어난 다태아는 총출생아 중 3.9%인 1만3,922명으로 전년보다 1,812명 감소했다. 다태아 구성비는 1997년에 비해 2.8배 증가했다. 다태아 산모의 평균 연령은 33.9세로 한 번에 한 명의 아이를 출산한 산모의 평균 연령보다 1.3세 많았다. 임신 기간 37주 미만 조산아 구성비는 7.6%로 2007년에 비해 약 1.5배 증가했다. 출생아 체중은 3.19kg으로 전년보다 0.01kg 줄었다.
17개 시·도 모두 합계출산율이 전년보다 감소한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세종(1.67명)이었고 전남(1.33명), 제주(1.31명) 순이었다. 서울(0.84명), 부산(0.98명)의 합계출산율은 1명 이하로 감소했다.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서울(33.3세)이 가장 높고 충남(31.8세)이 가장 낮았다. 시군구별로 보면 합계출산율은 전남 해남군(2.10명)에서 가장 높았고 서울 종로구(0.65명)에서 가장 낮았다. 합계출산율이 대체출산율(2.1명, 현재 인구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준)을 넘는 지역은 해남군이 유일했다.
상위 10순위 시군구의 출생아 수는 전체의 19.1%를 차지했다. 10순위 중 6곳은 경기 지역이었다. 전국에서 산모의 출산연령이 가장 높은 시군구는 서울 서초구(33.92세), 가장 낮은 시군구는 강원 화천군과 철원군(30.67세), 강원 양구군(30.65세)으로 30세보다 낮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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