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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현실화하는 中의 강군몽] 자율주행차 기술, 전차·군함에 적용...軍·民 융합'으로 군사력 키운다

'中제조 2025' 등 4차혁명 육성책

경제·군사력 모두 확대하는 전략





중국이 인공지능(AI)과 드론 등 최첨단 기술을 군사 목적으로 빠르게 전환하며 미국을 따라잡고 있는 배경에는 민간과 군사 기술을 공유해 함께 발전시키는 ‘군민(군대·민간) 융합’이 있다. 중국 정부가 기업·대학·연구소 등 민간에 투자해 얻은 첨단 기술을 국방 용도로 활용해 경제력과 군사력 모두를 키우는 전략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는 군민융합 참여기관은 국영기업, 연구기관, 시 정부 등이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정부가 모든 분야에 앞장서는 중국 체제의 구조상 바이두·칭화대 등이 개발한 최첨단 기술이 군사 용도로 전환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군민융합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5년 처음 언급한 후 당·군의 주요 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강조하는 주요 정책이다. 지난해 1월 중국공산당 정치국회의에서는 ‘중앙 군민융합 발전위원회’라는 조직이 설립돼 시 주석 본인이 직접 위원장직에 취임했다. 이는 시 주석이 군민융합 정책을 직접 챙기겠다는 선포로, 이후 공산당 조직이 총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공개된 군민융합 사례는 항공기 엔진 개발을 담당하는 중국 국유기업인 항공발동기집단공사 설치, 상하이 시 정부와 중국 병기공업집단의 전략 제휴 등 ‘군관융합’에 가깝다. 하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군민융합의 진정한 목적은 미국의 국방부와 보잉사, 각종 대학이 군사 기술 개발 등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군산 복합체’의 중국판으로 바이두·알리바바·인민대·칭화대 등이 개발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군사 기술로 전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군민융합의 핵심이 되는 것은 군사적 활용성이 넓은 AI 기술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가령 정보기술(IT) 기업 바이두가 지난해 7월 발족한 자율주행차 AI 개발 프로젝트인 ‘아폴로’는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 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참여해 ‘세계 최강의 자율주행차 연합’이라는 평가를 받는데 이 자율주행차 기술이 전차·무인항공기·군함 등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1월 국제 독해력 테스트에서 인간을 이기며 기술을 인정받은 알리바바의 상황판단·분석 AI는 군사 지도부의 작전 수립에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드론과 GPS는 군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분야다. 중국 정부는 1994년 개발한 군용 위성 GPS 시스템인 ‘베이더우’를 2011년 말부터 민간에 개방한 바 있다. 현재는 버스·선박의 위치 탐색 등에 이용되고 있지만 드론 위치 제어에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인터넷 쇼핑몰인 징둥닷컴 등이 베이더우를 사용해 드론 배달 서비스를 상용화하면 발전된 드론 기술은 다시 군용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 같은 군민융합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중국제조2025’ 등 중국 정부의 4차 산업혁명 육성책은 단순한 경제·산업 정책이 아닌 국방 전략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AI 경제를 10조위안(약 1,700조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행동 계획을 지난해 12월 발표한 바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은 기업과 대학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군사 활용을 거부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인수합병(M&A) 불허, 중국인 유학생 비자 거부 등으로 기술을 방어하는 등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의 군사력을 견제하고 있지만 민간과 군이 정부의 지도 하에 유기적으로 결합한 중국의 군민융합 시스템을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구리하라 사토시 일본 전기통신대 교수는 “AI 연구의 관점에서 볼 때 이미 중국은 최대 세력”이라며 “미국도 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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