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IPTV) 서비스인 ‘B tv’가 개인 맞춤형 화면을 기반으로 한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OTT) 부문에서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한 투자를 늘리고 스포츠 중계 고도화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넷플릭스와 제휴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불공정한 수익 배분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SK브로드밴드는 7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미디어 서비스 시스템 개편안과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윤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부문장은 “국내 IPTV 최초로 데이터 수집·관리·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1년 6개월 동안의 준비 끝에 각 고객의 시청 이력에 맞는 ‘홈 화면(사용자환경 5.0)’을 구현했다”면서 “이는 460만 고객마다 모두 다른 화면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시스템은 오는 16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B tv의 첫 화면에는 추천 콘텐츠와 맞춤형 이벤트 등이 알아서 제공된다. 자주 보는 콘텐츠는 화면 상단에 배치되고 주문형 비디오(VOD)를 선택하면 여러 기관의 평점과 수상 이력 등이 함께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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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SK브로드밴드는 B tv에 영·유아 콘텐츠 강화를 위해 ‘살아있는 동화’ 서비스도 선보인다. 이 콘텐츠는 아이의 얼굴에 동화 속 캐릭터를 덧씌우는 방식이다. 동화 속 이야기에 따라 20여가지 표정을 알아서 표현해준다. 여기에는 안면인식 및 실시간 표정 생성 기술 등 SK텔레콤의 ‘T리얼’ 플랫폼이 활용됐다. 한솔교육 전집 등 책 25여편이 살아있는 동화 서비스로 나올 예정이다.
또 SK브로드밴드는 자사의 OTT 옥수수의 스포츠 중계도 강화해 8일부터 경쟁사보다 최대 20초 빠른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후에는 타자의 주요 타구 방향이나 투수의 투구 형태 등 실시간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 그래픽도 추가할 예정이다. 또한 옥수수 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서는 올해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전년 대비 5배 많은 투자액이다.
다만 넷플릭스와의 제휴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신중을 기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수익의 90%를 넷플릭스가 가져가고 네트워크 사업자가 10% 가량을 배분받는 ‘기울어진 운동장’부터 기존 바꿔야 한다는 견해다. 이에 따라 자체 콘텐츠 경쟁력부터 확보해야 앞으로 넷플릭스와의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윤 부문장은 “당장 2019년 말이면 (넷플릭스와 계약이 끝나는) 디즈니의 콘텐츠가 빠질 예정이고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면서 “이후에는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가 아니라 경쟁 시대가 펼쳐지면서 국내 시장도 급변할 것이므로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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