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40년 동안 콘텐츠, 출판, 텔레비전 사업을 추진하며 다양한 소스를 구축해왔습니다. 그럼에도 수년 전부터 저희가 보유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되 회사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 고민해왔습니다. 완구 유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그 결론입니다.“
정동훈(사진) 대원미디어(048910) 대표이사는 29일 서울 용산구 팝콘D스퀘어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창립 이후로 각 사업부문에서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해오면서 여러 갈래로 사업을 진행할 여지가 많아졌다”며 “이번 조이드와일드 지식재산(IP)을 활용해 완구 유통에도 진출함으로써 멀티소스 멀티유즈를 구현하기 위한 큰 기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대원미디어는 올 하반기 ‘조이드와일드’ 지식재산(IP) 사업을 핵심 프로젝트로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조이드와일드는 일본 대형 완구·콘텐츠업체인 타카라토미의 대표 IP인 ‘조이드’의 세 번째 시리즈다. 1983년 완구로 처음 출시된 조이드는 기계 생명체를 기본 콘셉트로 잡은 작품으로 1999년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이면서 완구·애니메이션 모두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대원미디어는 타카라토미와의 독점계약을 통해 조이드와일드 메인완구, 출판물,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을 국내에 유통한다.
대원미디어로서는 조이드와일드 IP 사업이 올 하반기 실적을 가늠할 바로미터다. 완구유통 시장에 첫 진출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이때까지의 노하우로 다양한 콘텐츠와 미디어믹스(Media Mix·둘 이상의 대중매체를 이용해 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는 것)를 구현해왔지만, 다른 한편으론 외형을 키울 수 있는 유통·제조 측면에서 퍼포먼스가 부족했다는 인식도 있었다”며 “당장 제조업에 뛰어들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완구유통 쪽에 먼저 방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조이드와일드는 ‘멀티소스 멀티유즈(MSMU·Multi Source Multi Use)’ 전략을 가늠할 시험대이기도 하다. MSMU란,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과 유통경로를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사업화하는 걸 뜻한다. 한 콘텐츠를 영화, 게임 등으로 단계적으로 변주하는 원소스 멀티유즈(OSMU)와 구별되는 개념이다.
정 대표는 조이드와일드 완구와 애니메이션이 통하는 면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과거 땅속에 파묻힌 조이드를 인간 주인공이 발굴해 생명력과 역동성을 부여하는 게 조이드와일드 애니메이션의 기본 특징”이라며 “완구제품도 조립하는 즐거움과 구동력을 최대한 구현했다는 점에서 만화 내용과 상통하는 바가 많다”고 설명했다. ‘역동성’이라는 공통분모를 설정했다는 점에서 조이드와일드 IP를 여러 플랫폼에서 동시에 확장하기 용이하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다음해에 ’프로젝트 AS‘(가칭)라는 IP를 출시함으로써 MSMU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기본 포맷은 SF드라마지만 완구, 출판, 가상·증강현실, 모바일게임 등 다양한 형식으로 프로젝트 AS 콘텐츠를 동시에 내놓을 계획이다. 그는 “요즘 어벤저스를 보고 많이 배우는데, 굳이 만화책 등 한 소스에서 세계관을 확장하는 마블코믹스의 문법을 똑같이 답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세계관을 공유하는 가운데 여러 콘텐츠를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정 대표는 닌텐도 유통으로 창출한 현금흐름을 차기 콘텐츠 개발 등 주력사업에 투자해 매출과 투자 사이에 선순환을 도모할 계획이다. 대원미디어는 국내 닌텐도 장비 중 50%를 보급하면서 2015년 914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을 지난해 1,207억원까지 끌어올렸다. 그만큼 닌텐도 디바이스의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23.4%에서 33.4%로 늘어 닌텐도 쏠림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정 대표는 “닌텐도 디바이스 사업이 나름 캐시 카우(Cash Cow·지속적인 수익창출원)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게 받아들인다”며 “닌텐도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제품이 나오면 이를 기반으로 신사업을 더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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