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LG화학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 이사회를 열어 투자 규모 등 세부 내용을 결정할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NCC 등 신규 시설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신규 공장에는 NCC를 비롯해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공장이 세워져 범용 제품과 고부가제품 등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액이나 생산 능력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LG화학이 NCC 신설을 결정하게 되면 국내 에틸렌 생산 1위 기업의 자리는 확실하게 굳힐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국내 에틸렌 생산 기준으로 LG화학은 220만톤으로 2위인 롯데케미칼(210만톤)보다 10만톤 앞서 있다.
LG화학이 신규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주력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 증가에 대한 전망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LG화학은 NCC를 보유하고 있지만, 에틸렌 범용제품보다 고흡수성수지(SAP),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타이렌(ABS)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높은 편이고 꾸준히 이들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왔다. 결국 글로벌 수요가 탄탄한 상황에서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고부가제품의 원료가 되는 에틸렌이나 프로필렌 등 ‘베이직 케미칼(기초유분)’도 더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석유화학사업이 LG화학의 핵심인 만큼 앞으로 성장을 위해서는 석유화학사업의 ‘벌크업(bulk up)’이 필수적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이다. LG화학의 기초소재사업은 올해 1·4분기 기준 매출액 4조2,923억원을 기록해 전체 LG화학 매출(6조5,535억원)의 65.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실제 LG화학은 2020년 매출액 목표를 36조4,000억원으로 잡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초소재사업의 성장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을 중심으로 에탄분해시설(ECC) 신·증설이 늘고 있지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에틸렌 계열 범용제품”이라며 “여전히 고부가제품은 수급이 타이트하다”고 설명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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