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3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일명 그린북)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전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나, 투자·소비 등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번 달까지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회복 흐름이 이어진다’는 판단을 8개월째 유지하긴 했지만,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부정적인 진단도 모처럼 등장한 것이다. 고광희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 하반기 미중 무역갈등이 어떻게 전개될 지 가늠할 수 없고, 자동차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우리 수출과 고용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불확실성 요인들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 지표들을 살펴보면 생산지표만 개선되고 투자와 소비, 고용, 주가 등 대부분의 지표가 악화했다. 올해 5월 설비투자는 기계류 분야에서 증가했지만 운송장비가 줄어든 영향으로 지난달보다 3.2% 감소했다. 3월(-7.6%)부터 3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건설투자도 2.2% 감소하면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소비 수준을 나타내는 소매판매 역시 1.0% 줄면서 2개월 연속 줄었다. 의복 등 준내구재는 증가했지만 승용차 등 내구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감소한 탓이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 6월 10만6,000명을 기록했다. 5개월 연속 10만명 안팎을 기록하며 고용상황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과 같았지만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떨어져 4개월 연속 하락했다. 6월 수출 잠정치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1% 줄었다. 유가증권 시장도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6월 말 2,326.1을 기록, 전달보다 96.9포인트(-4.0%) 내려앉았다. 코스닥 지수도 같은 기간 818.2로 61.4포인트(-7.0%) 떨어졌다.
그나마 올해 5월 전산업생산은 0.3% 증가했다. 전달 1.5%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 흐름이다. 자동차, 통신·방송장비 등 광공업 생산은 늘어난 반면 건설업·서비스업 생산은 감소했다.
상황이 좋지 않은 건 해외 경제와 달리 한국 경제만 나홀로 부진하다는 점이다. 미국은 양호한 고용상황을 바탕으로 소비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일본도 1992년 이후 고용 상황이 가장 좋다. 중국 경제 역시 지난 4월과 5월 수출 증가 폭이 12.6%를 유지하는 등 성장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이달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현재 3.0%)를 낮춰잡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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