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이 개발한 국내 첫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가 미국 임상 3상 돌입을 향한 마지막 문턱을 넘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향한 이웅열(사진) 코오롱그룹 회장의 ‘바이오 꿈’이 실현될 날이 성큼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티슈진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 시료 사용허가를 받아 미국 내 임상 3상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고 6일 밝혔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15년 5월 미국 내 임상 3상 계획을 FDA로부터 승인받고 FDA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임상 시료 사용허가를 받기 위한 공정을 진행해왔다. 이번에 허가를 받아 환자에 인보사를 투약해 반응을 보는 등의 본격적인 3상 시험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은 50여개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약 1,0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임상을 진행할 병원과 계약을 맺고 병원 내 임상시험심사위원회와 협의를 마무리하는 등의 절차가 끝나는 즉시 환자 등록과 투여를 시작할 방침이다.
코오롱티슈진은 특히 대규모 미국 임상을 통해 인보사의 무릎 골관절염의 근본적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겠다는 포부다. 코오롱 측에 따르면 인보사는 골관절염 통증 개선뿐 아니라 무릎 골관절염의 근본적 원인인 연골 손상 등을 치료하는 데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연골 재생 효과에 대한 임상시험을 실시하지 않아 통증 완화와 관절 부위 손상 억제 효과에 대해서만 품목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다. 만약 미국 임상을 통해 연골 재생 효과 등이 있는 근본적 치료제라는 ‘디모드(DMOAD)’ 인증을 받는다면 세계 최초의 혁신적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다.
인보사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에 따라 1999년부터 연구가 시작돼 18년 만인 2017년 국내 최초의 유전자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은 신약이다. 출시 7개월 만에 처방 건수 1,000건을 돌파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이 회장의 목표는 국내가 아닌 세계 시장 공략이다. 이 회장은 인보사 연구가 시작된 1999년 한국이 아닌 미국에 먼저 티슈진(현 코오롱티슈진)을 설립하는 등 애초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블록버스터 의약품 탄생에 지향점을 뒀다. 미국 임상 3상에는 약 3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오는 2022년께 인보사의 미국 시장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범섭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이번 FDA의 결정으로 인보사의 최종 품목허가 승인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됐다”며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아시아 지역 환자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골관절염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공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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