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범준 신경과 교수팀이 지난 2011년~2016년 9월 뇌경색 증상이 발생한 지 6~12시간만에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은 환자 111명을 혈전제거 시술군과 시술을 받지 않은 군으로 나눠 3개월 뒤 ‘일상생활의존점수(이하 mRS)’를 비교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뇌혈류 감소로 뇌 기능이 일시 정지된 부분이 죽은 부분보다 80% 이상 많은 60명에게 혈전제거 시술을 했더니 25명(42%)에서 후유증이 줄었다. 특히 후유증이 없는 mRS 0점 환자는 혈전제거 시술을 받지 않은 군에서는 2%에 그쳤지만 시술을 받은 군에서는 8배 이상인 16.7%로 늘어났다. 뇌경색 발생 이전과 같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한 mRS 2점 이하(0~2점)도 35.3%에서 40%로 증가했다.
반면 대소변을 가리기 어렵고 침상에서 생활해야 할 정도로 중증 장애가 있거나 사망자는 비시술군에서는 39.2%였지만 시술군에서는 23.3%로 줄었다.
대퇴동맥을 통해 막힌 뇌혈관 부위까지 가는 도관(카테타)을 밀어넣어 혈전을 몸 밖으로 끄집어내는 혈전제거 시술은 급성 뇌경색에 효과적이다. 관련 학회의 현행 가이드라인은 6시간이며 건강보험은 8시간 안에 재개통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혈전용해제로 혈전을 녹여 막힌 뇌혈관을 재개통하는 치료는 증상 발생 후 4시간 30분 이내가 골든타임이며 10명 중 2~4명 이하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김범준 교수는 “최근 골든타임이 지났어도 혈전제거 시술로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는 외국 임상 연구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는데 이번 연구 결과도 그에 부합한다”며 “다만 혈전제거 시술 중 뇌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다학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병원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뇌혈관질환’ 온라인판에 실렸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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