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수혜주가 글로벌 방송 시청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스포츠 이벤트의 전통적 수혜주인 광고주가 지는 반면 온라인 플랫폼 업종이 주목받는 추세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노션(214320)은 전 거래일 대비 1.53%(1,000원) 오른 6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은 주가가 올랐지만 이노션은 연초 대비 주가가 9.15% 떨어진 상태로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노션의 모회사인 현대차가 다음주 개막하는 러시아월드컵 공식 파트너사로 선정되면서 연초부터 월드컵 수혜 전망이 나왔지만 기대감에 그쳤다. 또 다른 국내 증시 대표 광고주인 제일기획(030000)도 연초 대비 주가가 2.5% 하락한 상태로 대형 스포츠 이벤트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광고주와 반대로 온라인 플랫폼 업종은 월드컵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아프리카TV(067160)는 이날 4만6,750원에 마감했는데 이는 연초 대비 주가가 143% 급등한 것이다. 아프리카TV는 월드컵을 앞두고 모든 축구 경기를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하겠다고 밝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 온라인 모바일 광고에 주력하는 인크로스(216050)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지난달부터 주가가 반등하는 등 수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방송 시청 트렌드 변화가 수혜주 기상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에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경기를 중계하는 방송사와 관련 마케팅을 등에 업은 광고업체가 기대를 받았지만 이제는 TV 시청률이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 않는 만큼 인터넷 플랫폼이나 모바일 광고 종목으로 수혜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옮겨갔다는 것이다. 실제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은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해 방송 광고 시장을 역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2일 북미 정상회담, 13일 지방선거 등 정치 이벤트에 월드컵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장에서 수혜주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앞두고 남북 경협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꺼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월드컵 수혜주는 시장에서 들러리에 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